“밀실공천 없애라. 이게 당이냐!”
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진행되는 당대표 회의실에 공천 결과에 불만을 품은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이 난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들은 서울 중구청장 김태균·김찬곤 예비후보로, 최근 당이 이 지역 후보에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전략공천하자 항의성 방문을 한 것이다. 고성은 물론 당직자들과 몸싸움도 불사한 두 예비후보는 “원칙 없는 공천은 갑질 채용 비리 사건과 똑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낙마한 예비후보들은 탈당은 물론 자해소동까지 벌이는 등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울산 남구청장 경선에 진출하지 못한 서종대 예비후보는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중랑구청장에 도전했다 떨어진 성백진 예비후보가 추미애 대표 앞에서 커터 칼로 자해를 시도했다. 경기도에서는 최성 고양시장과 유영록 김포시장, 오수봉 하남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등 현역 시장이 무더기로 공천에서 탈락해 반발 기류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박광온 경기도당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관리위원회는 그 어떤 정무적 판단도 배제하고, 오직 원칙에 충실한 선택으로 가슴 아픈 결정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선에서 맞붙어 볼 기회도 없이 탈락한 예비후보들은 당 지도부가 ‘원칙 없는 공천’을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태균 예비후보는 취재진 앞에서 “현직 국회의원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 정황이 발견됐다”며 “경선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추 대표 주재로 별도 회의를 열고 공천 상황 전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높은 당 지지율로 ‘당의 결정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인식이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 지지가 높을 땐 순리에 따라 공정한 절차를 밟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밀실공천 없애라" 예비후보들 당사 난입
기사입력 2018-05-02 19:15:16
기사수정 2018-05-02 22:57:55
기사수정 2018-05-02 22:57:55
민주당 잇단 ‘공천 잡음’/ 중구청장 후보 서양호 전략공천에 김태균·김찬곤, 중앙당 항의 방문 /“원칙도 없는 공천… 이게 당이냐”/ 黨 “규정대로 했다… 아무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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