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정국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까지는 대체로 집권 세력이나 집권 세력이 배후에서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테러나 폭행 등이 빈발했다는 분석이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 ‘용팔이’ 김용남(59·사진)씨. 세계일보 자료사진 |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가해자들은 정권이나 특정 정치집단의 주도한 게 아니라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개인으로 바뀌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6일 국회 안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에서 목에 보호대를 착용한 채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 특검 도입 등을 요구하는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30대 남성에게 느닷없이 얼굴을 가격당했고 한국당은 이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했다. 연합뉴스 |
9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김씨도 경찰 체포 직전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이 그렇게 어렵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죄”라고도 외쳤다. 노골적인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낸 셈이다. 한국당이 김씨의 범행을 “철저히 계획된 범죄”로 규정하고 “행적 조사와 배후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처럼 정치인에게 테러를 가하는 일반인들은 정치적으로 자신과 의견이 다르거나 불만을 토로하기 위한 방법으로 테러에 나선다.
박근혜 전 대통령 한나라당 대표 시절 커터칼 피습 순간. 연합뉴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커트칼 테러범인 지충호씨의 경우도 그렇다. 지씨는 당시 경찰에 잡힌 후 “억울함을 풀기 위해 큰 사건을 터뜨려 주목받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폭행한 가한 박모씨도 2012년에는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콘서트에서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붙잡혔는데, 그는 “왜 중국과 일본 노래를 하느냐, 좌파 빨갱이 김대중·노무현 앞잡이들은 북한으로 가라”고 고성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