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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지라산에서 직선거리로 80km나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붙잡힌 반달가슴곰 K-53. 이후 지리산 재탈출-다시 붙잡히는 등 말썽을 부렸던 KM-53이 또 다시 지리산을 벗어나려다 버스에 받혔다.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11일 현재 북쪽을 향해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
상습탈주범으로 명성이 자자한 반달가슴곰 KM-53(3살짜리 수컷)이 또 지리산을 탈출하려다 고속버스에 받혔다.
이후 그대로 달아나 관계당국을 애 태웠으나 지리산에서 북동쪽으로 20㎞ 이상 떨어진 태봉산에서 비교적 멀쩡한 모습으로 관찰돼 관계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4시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함양분기점을 달리던 고속버스 기사는 곰으로 보이는 야생동물과 충돌했다고 지리산 국립공원사무소에 신고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고속버스에 묻은 짐승의 털과 배설물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 야생동물이 지리산을 벗어나 이동 중인 반달가슴곰 KM-53임을 확인했다.
KM-53은 지난해 두차례난 탈출을 감행했다가 붙잡혀 지리산으로 돌아온 전력이 있다.
공단은 위치추적끝에 KM-53이 경남 함양군·산청군 경계에 있는 태봉산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 공단 소속 수의사를 급파했다.
수의사가 20ｍ 거리까지 접근해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왼쪽 앞다리가 조금 불편해 보이는 보행 자세를 취한 것 외에는 외상, 혈흔 등 부상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태봉산에 있던 KM-53이 경남 거창 방향으로 북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5년 1월 태어난 KM-53은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다. 이후 지난해 6월 서식지에서 90㎞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돼 공단은 KM-53을 곧바로 지리산으로 데려와 자연적응 훈련 등을 시키고 8월 지리산에 재방사했다.
하지만 KM-53은 일주일 후 경남 함양·거창을 거쳐 다시 수도산으로 탈출했다가 포획돼 지리산으로 회수됐다.
환경부는 이러한 KM-53 탈주가 반달가슴곰 야생 개체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분산의 과정으로 판단, 이번에는 붙잡아 지리산으로 돌려놓는 인위적인 개입에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