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집나간 반달곰, 교통사고 당해 ‘송환’

KM53, 고속도로서 버스와 충돌/ 앞다리 골절… 방사 어려울 수도

반달가슴곰 KM53이 또다시 지리산으로 ‘송환’됐다. 이번에는 부상을 안고 돌아와 다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쯤 경남 함양군 태봉산에서 이동 중이던 반달곰을 마취총으로 포획해 전남 구례군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 곰은 지난 5일 오전 4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함양분기점 인근에서 이동하다 고속버스와 충돌해 부상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현장에서 수의사가 확인한 결과 왼쪽 앞다리 골절이 확인돼 종복원기술원으로 이송됐다. 방사선 검사 결과 KM53은 왼쪽 앞다리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복합골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관계자가 11일 경남 함양군 태봉산에서 포획한 반달가슴곰 KM53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 곰은 2015년 10월 지리산에 방사한 4년생 수컷이다. 지난해 6월과 7월 지리산을 벗어나 수도산으로 탈출했지만 두번 다 지리산으로 잡혀왔다. 수도산은 반달가슴곰 복원지역도, 국립공원도 아니어서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리산 반달곰이 50마리를 넘어섬에 따라 환경부는 최근 “반달곰이 지리산 바깥으로 가도 더 이상 막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거주 이전의 자유’를 얻었지만, 이번에는 교통사고가 KM53의 길을 가로막았다. 

KM53이 지난 5일 교통사고로 왼쪽 앞다리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당한 복합골절을 엑스레이로 촬영한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부상 자체도 문제지만, 치료 과정에서 사람과 접촉해 야생성을 잃으면 종복원기술원 내 생태학습장에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

문광선 종복원기술원 복원기술부장은 “최대한 야생성을 잃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지만, 치료·회복 기간이 길어지면 방사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