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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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에 일손 부족…‘정년 65세 이상” 일본 기업 18%

12년 만에 3배로
저출산·고령화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정한 기업의 비율이 18%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여년 전과 비교해 3배로 증가한 것으로, 일손 확보를 원하는 기업과 되도록 오래 일하고 싶은 시니어 세대의 의욕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미야자키현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노인들이 인공지능 로봇 페퍼와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1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 일률 정년제를 채택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정한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기준 17.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6.2%)과 비교해 1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12년 만에 3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업종별 비율을 보면 숙박·음식서비스업이 29.8%로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운수·건설, 의료·복지 등의 어종도 20%대로 나타났다. 기계화가 어려워 일손이 필요한 업종일수록 정년을 연장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고령자고용안정법에서 종업원의 정년 하한을 60세로 정하고 있으며, 2012년 개정을 통해 희망자 전원이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재고용을 하든지, 정년을 65세 이상으로 연장하든지, 정년을 폐지해야 한다. 최근 경기 회복에 따른 구인난으로 청년층 채용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고용 조건을 마련함으로써 우수한 시니어 인재를 활용하는 기업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독립행정법인 ‘고령·장애·구직자 고용 지원 기구’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65세 이상으로 정년을 연장한 184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년 연장 이유(복수응답)로 ‘인재 확보’가 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세를 넘어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 ‘우수한 사원이 계속해서 일하기를 바라기 때문’ 등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