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쇼이발레단은 오는 28,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보통 국내 교향악단이 연주를 맡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볼쇼이 오케스트라가 함께 내한해 모스크바 현지 극장의 소리를 재현한다. 두 단체가 같이 한국을 찾는 것은 23년 만이다. 앞서 볼쇼이 발레단은 1990∼2005년 다섯 차례에 걸쳐 공식 내한했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
이번 무대의 주역진은 볼쇼이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줄 무용수들로 구성됐다. 28일에는 수석무용수 율리야 스테파노바와 아르템 압차렌코가 호흡을 맞춘다. 스테파노바는 2009년 러시아의 명문 바가노바 아카데미 졸업 후 마린스키에 입단했다가 2015년 볼쇼이로 옮겨왔다. 압차렌코는 2007년 볼쇼이에 입단한 11년차 무용수다. 이튿날에는 신예 무용수인 솔리스트 알료나 코발료바와 퍼스트 솔리스트 야코포 티시가 관객과 만난다. 코발료바는 2016년 바가노바 졸업 후 볼쇼이에 들어왔다. 티시는 2014년 라 스칼라 발레학교 졸업 후 라 스칼라 극장 발레단에 입단했다가 지난해 볼쇼이에 합류했다.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헨젤과 그레텔’ |
이 작품은 발레의 아름다움에 동화적 환상이 더해져 가족이 함께 보기 좋다. 화려한 의상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롤리팝(사탕), 달콤함이 가득한 과자의 집, 요정과 무시무시한 까마귀들, 반짝반짝 흩날리는 별 모래로 무대를 채우며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 작품은 2013년 12월 초연 후 2016·2017 시즌에 총 56회 공연되며 관객 6만4000여명을 동원했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안무는 크리스토퍼 햄프슨이 맡았다. 그가 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처음 안무한 작품이다.
이야기 뼈대는 동화와 비슷하다. 굶주림과 지루함에 지친 헨젤과 그레텔 남매는 부모님 몰래 집을 빠져나온다. 까마귀들에 이끌려 마법의 숲에 들어간 이들은 마녀가 덫을 놓은 과자의 집에 갇혀 고생한다. 음악은 독일 작곡가 엥겔베르트 훔퍼딩크가 1893년 발표한 동명 오페라를 활용했다.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이 오페라의 초연을 지휘한 후 “모든 것이 독창적이고 새로우며 진정 독일적”이라고 평했다.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한국 공연은 1992년 영국 찰스 왕세자, 고(故) 다이애나 비와 함께한 첫 내한 이후 26년 만이다. 이 발레단은 로열 발레단·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단·버밍엄 로열 발레단과 함께 영국 4대 발레단으로 꼽힌다. 1957년 설립됐으며 찰스 왕세자가 2009년부터 후원자로서 발레단을 지원하고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