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잇단 檢 칼날에… 비상 걸린 프랜차이즈

사주 일가 명의로 법인 상표 등록/그간 관행 ‘불법’ 잣대로 들여다봐/비슷한 상황 많아… 큰 변화 올 수도/탐앤탐스는 대표 횡령혐의 도마에/업계 “터질 게 터졌다” 파장 촉각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검찰이 외식, 커피, 치킨 등 대표 업종에 대해 수사를 벌이면서 이들에게 적용한 각종 불법 행위가 업계의 오랜 관행이기 때문이다. 같은 잣대를 놓고 수사에 나설 경우 검찰의 칼끝으로부터 자유로울 업체가 많지 않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는 ‘본죽’으로 잘 알려진 본아이에프의 김철호 대표와 부인 최복이 전 대표, ‘원할머니보쌈’ 등으로 유명한 원앤원의 박천희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지난달 30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상표를 회사가 아닌 자신들 명의로 등록하고 상표 사용료와 상표양도대금 등을 받아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두 회사의 대표가 기소되면서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만연된 관행이 사주 일가의 잘못된 사익 추구 행위에 해당한다고 검찰이 보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화우 권동주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대표가 상표권 제도를 악용하는 행위에 업무상 배임죄를 물은 최초 사례”라며 “비슷한 상황의 프랜차이즈 업체가 많은 만큼 업계에 상당한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잘잘못은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종 커피전문점 1세대’로 불리는 탐앤탐스는 김도균 대표의 횡령 혐의로 1년 만에 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지난 11일 강남구 신사동 탐앤탐스 본사 사무실과 김 대표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탐앤탐스 지분 100를 가진 김 대표가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김 대표가 2009∼2015년 우유 공급업체로부터 받은 장려금 수억원을 빼돌린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우유 제조업체들은 한 팩(1L)당 100∼200원을 커피전문점 본사에 지급한다”며 “우유제조업체와 커피전문점 본사 간 새로운 커넥션이 알려져 가맹점들이 반발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커피 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 속에 향후 수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bhc치킨 임직원이 검찰에 줄소환되기도 했다. 법조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지검은 BBQ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지난달부터 bhc 임직원들에 대해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BBQ 측의 고소·고발로 진행 중이다. 핵심 내용은 bhc가 BBQ의 영업비밀 자료를 부정하게 빼내 BBQ 측에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BBQ 측은 이번 형사소송건 외에 5000억원대 이상의 손해보상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