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왼쪽)과 트레이 힐만 SK 감독. |
어차피 만나야 할 것이라면 이런 상황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이번 맞대결에서 어느 한 팀이 완승을 거둔다며 일찍부터 독주체제를 꾸리며 남은 시즌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격돌에서 밀린다면 2강 체제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3위 한화와 공동 4위 KIA 롯데의 추격권에 들어가게 돼 2위 수성도 안심할 수 없게 된다. 그러하기에 두산과 SK 모두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현재 분위기는 SK가 더 좋다. 단독 선두 질주를 이어가던 두산은 올 시즌 첫 3연패를 당하며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최근 10경기에서도 5승5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지켰다. 반면 SK는 최근 4경기에 3승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치상 기록에서도 SK가 두산을 조금 앞선다. 팀 평균자책점에서 SK는 1위(4.46)인 반면 두산은 6위(4.90)다. 팀 타율은 두산(0.293, 2위)이 SK(0.291, 3위)에 조금 앞서지만, 득점 부문에서 SK가 248개(1위)로 237득점(2위)의 두산을 제쳤다. 무엇보다 SK는 팀 홈런 69개(1위)를 자랑하는 거포군단으로 43개(5위)인 두산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넓은 외야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에서 맞대결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SK 홈런포에 대한 공포감은 인천에서보다 덜하다. 또한 외야수의 수비 능력 또한 두산이 더 뛰어나다.
결국 김태형 두산 감독과 트레이 힐만 감독의 지략대결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뚝심을 앞세워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는 과감한 투수 기용을 선보이는 등 승부사 기질이 강하다. 반면 힐만 감독은 치밀한 전략가이자 관리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며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선수 기용폭을 넓게 가져간다. 이런 두 감독의 스타일 차이가 이번 맞대결에서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