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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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통 크게’… 美, 北비핵화 양면작전

핵무기 이관·지원 구체적 언급 / 볼턴 “北 핵폐기해 美테네시로 반출” / 리비아 핵물질 보관 ‘오크리지’ 명시 / “영구적 비핵화 이뤄져야 보상 가능” / 폼페이오 “北도 고기먹고 살수 있게 민간기업 北 인프라 구축 투자 허용”
존 볼턴(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을 제거하고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반출할 것을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면 미국의 민간기업이 북한의 전력시설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보상 혜택을 제공하기 전에 북한의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PVID에 대해 “그 결정의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으로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것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을 제거하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존 볼턴, 마이크 폼페이오
오크리지는 그가 북한 비핵화의 모델로 여기는 리비아 핵협상에 따라 리비아의 핵무기 관련 장비를 보관한 장소로 유명하다. 볼턴 보좌관은 “그것은 탄도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북한은 매우 광범위한 프로그램이 있고, 누구도 이것이 쉽다고 믿지 않으나 북한은 시설의 위치를 모두 공개해야 할 것이고, 개방적인 사찰을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을 매우 빨리 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는 탄도미사일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화학·생물학무기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CBS방송 등과 회견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의 대규모 민간투자가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더 크고, (과거와) 다르며, 더 빠르게(bigger, different, faster)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완전 해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전력망 건설과 인프라 발전을 미국의 민간부문이 도울 수 있을 것이고, 미국 국민의 세금을 들여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으나 대북 제재를 해제하면 미국의 민간자본이 북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농업과 기술을 지원하면 그들은 고기를 먹을 수 있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농업 장비와 기술, 에너지가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기업인과 모험가, 자본 공급자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이들과 이들이 가져올 자본을 얻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남한과 견줄 만한 북한 주민의 진정한 경제 번영을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