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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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관에서 '인종차별' 당한 유튜버의 사이다 대처


뉴욕에 살고 있는 한국인 유튜버가 영화관에서 겪은 인종차별 일화를 공개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북미 개봉이 있었던 지난 달 27일, 남편과 함께 미국의 대형 극장을 찾았던 유튜버 쥬히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티켓에 적혀있는 상영관 번호가 너무 작아 직원에게 확인을 요청하자 “잘 좀 봐봐(Pay attention!)”라는 핀잔을 들은 것이다. 그는 직원이 농담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곧 직원이 혼잣말로 크게 “말도 안 돼(Unbelievable)!”이라고 말 하는 것을 듣자 그냥 넘길 수 없었다. 

그는 곧바로 직원에게 “진심이냐?”며 그가 짜증을 낸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영화 상영 시간이 임박해 제대로 항의할 수 없었다. 찜찜한 기분을 안고 영화를 본 쥬히는 결국 집에 돌아와 영화관 측에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극장 관계자에게 전화가 왔다. 


쥬히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과 극장 관계자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항의 메일을 받고 연락했다며 자신을 알린 극장 관계자는 그가 겪은 불쾌한 일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며 사과를 전했다. “고객님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셨다”고 사태를 정확히 짚어낸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개인적인 감정을 관리하지 못했다. 항의 메일을 받은 직후 우리는 해당 직원을 소환했고 10분 뒤 그는 해고됐다”고 알려왔다. 

사건은 통쾌한 방식으로 일단락 됐지만 쥬히는 이번 일을 단순히 한 직원의 일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지금껏 겪었던 수많은 ‘인종차별’ 경험과 다르지 않다는 것. 그러면서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경험한, 혹은 경험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불쾌함을 느꼈다면 그 사실을 꼭 상대방에게 알려라. 그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해라. 그래야 차별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그에 대한 적절한 대처법을 알려주는 쥬히의 영상은 15일인 현재 유튜브에서 108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

이아란 기자 aranciata@segye.com
사진 = 유튜브 채널 CHEWHEE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