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혁신이 가장 더뎠던 부문이 교육이었습니다. 그래서 교육 시장에서 저희 인공지능(AI) 기술이 제대로 자리만 잡으면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 자신합니다.”
AI 기반 토익교육 애플리케이션 ‘산타토익’을 개발한 ‘뤼이드’의 장영준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AI 기술이 교육 시장에 적용되면 전체 비용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자연스레 양질의 교육 기회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확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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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업체 ‘뤼이드’의 장영준 대표가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사무실에서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그는 “저희 기술은 정량화된 데이터만 확보 가능한 시장이면 토익뿐 아니라 다른 여러 시험에 모두 적용 가능한 확장성이 특징”이라며 “이미 중국에서 교육 데이터를 확보한 업체와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뤼이드는 최근 총 115억원 규모 시리즈B(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금을 투자받는 단계)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참여한 투자자 중 일부는 뤼이드의 중국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했다. 뤼이드가 지닌 AI 기술의 우수성은 산타토익의 승승장구로 증명됐다. 산타토익은 유료화 4개월 만에 뤼이드가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도록 이끌었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만건을 넘어섰다.
산타토익에 적용된 AI 기술의 핵심은 단기간에 이용자의 특징을 파악해 특정 문제를 맞힐지 틀릴지, 틀린다면 어떤 보기를 골라 틀릴지까지 예측하는 데 있다. 신규 이용자가 딱 30문제만 풀면 산타토익은 정확도 90% 수준으로 문제 풀이 행태를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확보한 이용자 정보로 산타토익은 개인별 최단 학습 경로를 설정한다. 장 대표는 “산타토익은 각 이용자에 따라 맞힐 문제와 틀릴 문제를 구분한 다음, 틀릴 문제 중 학습해서 오답률을 가장 크게 낮출 문제를 우선 제공한다”며 “이렇게 학습시간은 최소화하고 성적 향상 효과는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사람이 문제 유형을 직접 분석할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뤼이드의 기술 특징이다. 뤼이드가 확보한 AI 기술은 딥러닝(여러 비선형 변환기법의 조합을 통해 높은 수준의 추상화를 시도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집합)만으로 스스로 문제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분류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뤼이드는 현재 개척 중인 토익 시장뿐 아니라 토플, 공무원 시험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뤼이드가 국내 교육시장에 몇 없는 ‘진짜 에듀테크(교육과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한 산업)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듀테크라는 말이 보편화된 지 꽤 됐지만 제대로 그 개념을 구현한 업체는 별로 없다”면서 “웹페이지나 모바일로 인터넷 강의를 틀어주는 건 너무나 기본적이라 ‘테크’라는 말을 붙이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뤼이드는 세계 최고 권위의 AI 콘퍼런스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IPS)’에 국내 최초로 독자적인 AI 기술 연구논문을 등재했다.
장 대표는 “진정한 에듀테크란 기술 적용 이전에 들었던 비용을 확 낮추는 동시에 그 교육 효과를 획기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동시에 개별 업체 입장에선 그 기술의 희소성을 무기로 특정 영역에 진입장벽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