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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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반대’ 커진다

유력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도 반대 권고 / “모비스와 분할·합병, 글로비스에만 유리”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에 이어 글로벌 유력 자문사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다.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를 약 2주 앞두고 세규합이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시작부터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ISS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 루이스는 1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주주들에게 ‘오는 29일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현대차그룹을 흔들고 있는 엘리엇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할·합병 성사를 위해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선 당혹스럽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매출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던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존속 모비스는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그룹 미래 사업을 책임지도록 하는 게 지배구조 개편안의 골자다.

이에 대해 글래스 루이스는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뒀고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만 유리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엘리엇과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반대한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이들 의견은 국민연금(지분 9.82%) 등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차, 정몽구 회장 등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은 30.1%인 반면 외국인 지분은 48%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여러 의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 규제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는 점을 주주들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