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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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e스포츠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다… e스포츠 생태계 변화에 집중”

[이슈&인물] 박찬혁 한화생명 e스포츠단 부단장 인터뷰
한화생명이 e스포츠 롤1부 팀을 인수하며 e스포츠 판이 요동쳤다. 5년만의 대기업 등장에 e스포츠업계는 호재를 부르는 한편 한화의 e스포츠 팀 인수 이유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와 골프단 한화큐셀 골프단을 갖고 있으면서 메이저리그와 유럽축구리그 등 글로벌한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온 한화가 e스포츠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한화가 생각하는 e스포츠와 향후 사업전략 등을 박찬혁 한화 e스포츠단 부단장을 만나 들어봤다.
박찬혁 한화생명 e스포츠단 부단장을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만났다.
◆‘가능성’이라는 단어,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하다

18일 한화생명이 있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만난 박 부단장은 “단순히 롤팀 인수가 아닌 한국 e스포츠를 선도하고 제대로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번 팀 인수를 시작으로 e스포츠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운을 띄었다.

박 부단장은 한화에서 대표적인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다. 한화생명 크리에이티브팀 부장으로 현재 광고와 마케팅을 맡고 있고 한화 이글스의 광고마케팅을 총괄했다.
롤1부 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화생명 e스포츠단 선수들
한화생명은 리그오브레전드 1부에서 활약하고 있는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해 ‘한화생명 e스포츠’로 재탄생했다. 올해 초부터 락스팀을 후원하며 e스포츠 시장 진출을 타진했던 한화생명은 한 시즌의 준비를 거쳐 지난 달 16일 창단을 발표했다.

수 많은 팀 중 락스를 인수한 배경과 관련해 박 부단장은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저평가돼있는 팀을 가져와서 가치를 형성시켜 세상에 어떻게 내놓느냐가 중요하다”며 “과거 락스는 강등이 유력시됐지만 충분히 운영체계를 들여다 보고 후원작업을 통해 그 동안 가능성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하반기 섬머시즌에는 전반기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향후 여러 지원책을 통해 앞으로 공격적인 성적을 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이 이번 e스포츠 사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라이프플러스’다. 궁극적으로 생명사의 브랜드 마케팅 일환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갖는 젊은 고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다.

박 부단장은 “현재로서는 배틀그라운드나 다른 종목을 염두해 두고 있진 않다”며 “대기업의 위상에 맞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하는 등 이번 롤이라는 종목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익에 연연 안해…한화가 가진 체계적 지원할 것”

박 부단장은 “한화는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클럽 구단들 처럼 돈을 벌기 위한 수익모델이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 e스포츠 업계의 발전과 한화생명의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현재 e스포츠생태계를 제대로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한국 e스포츠 시장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라고 평가했다. 박 부단장은 “e스포츠 산업계가 이제야 스폰서와 구단과 미디어, 팬들 이 네 개의 주요 이해 당사자가 구색을 맞추는 단계”라며 “타 스포츠처럼 거대 자본이 유입되지도 못했고, 팬층도 많지만 아직 기존 스포츠보다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기존 스포츠는 경기장에 사람이 없으면 사향을 걷는데 e스포츠는 게임을 즐기는 층이 굉장히 저변이 넓다는 것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직접적인 관람으로 이어지지는 못하지만 디지털 매체를 통해 응원하고 관람하는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단장은 “10대, 20대, 30대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기업 마케팅 강화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함께 즐길수 있는 e스포츠라는 매개체를 통해 이들과 소통을 하고자 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육성군 체계에 아카데미까지, e스포츠 주류화 위해

한화는 이번 e스포츠 진출은 단순히 한화생명의 브랜드 이미지 홍보효과만을 염두해둔 것은 아니다. 한화는 e스포츠 생태계의 개선 역할을 하기 위해 e스포츠 전반에 걸쳐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했다.

박 부단장은 “e스포츠가 산업화됐지만 여전히 인식은 비주류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이런 생태계를 개선해 주류문화를 끌어올리는데 한화생명 e스포츠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 대한 안정적인 지원과 프로로서 갖춰여할 소양 등을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선수 생활 이후에도 코치나 감독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1,2군 뿐만 아니라 육성군체계를 도입해 경기를 목적으로 하는 선수뿐만 아니라 유럽 축구리그처럼 어릴적부터 관심 분야인 게임을 제대로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e스포츠아카데미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 부단장은 “현재 e스포츠 관련 아카데미는 대부분 강의용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식으로는 충분한 기량과 프로로서의 자질이나 이런게 제약이 많아 우리는 실전형 아카데미를 지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숙형으로 연예인 매니지먼트와 같이 합숙 훈련생 체계를 병행하고 커리큘럽에서도 전력분석과 피지컬 등 신체적인 부분까지 일반스포츠에서 이야기하는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국내외에 있는 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특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수도 한화 가족, 그에 따른 권리와 책임져야

한화는 최근 인수한 리그오브레전드 팀인 한화생명 e스포츠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팀을 안정화시키고 팬베이스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박 부단장은 “우리나라가 이스포츠 최대 강국인데도 인프라가 굉장히 열악해 작은 오피스텔에서 거주하며 개별적인 훈련을 하는게 현실”이라며 “향후 큰 꿈은 글로벌한 이스포츠 메카가 될 수 있는 클럽하우스를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다양한 훈현과 숙식, 각종 복지시설. e스포츠 산업계를 끌어줄수 있는 네트워킹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체계적인 선수들의 생활과 향후 퇴직 이후의 삶을 위해 재무적인 관리와 양성평등. 상벌규정도 계획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한화 임직원이 누리는 복지혜택을 누리게 하는 한편, 언행 등으로 회사의 피해가 끼치거나 프로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할 경우에는 그 만큼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