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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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대기오염에 '산소 캔' 불티..WHO "근본적 원인 해결 우선돼야"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몽골에서 맑은 공기를 담은 ‘산소 캔’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산소 캔이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대기 오염을 줄이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몽골에서는 겨울철 석탄 등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대기오염이 증가한다고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WHO가 정한 기준치의 무려 133배가 넘는 대기오염에 참다못한 시민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산소 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인도 뉴델리, 중국 베이징 다음으로 대기오염이 심한 곳이다.
지난해 기준 몽골의 미세먼지(PM2.5) 하루 평균 농도는 1㎥당 75㎍으로 나타났다. 이는 WHO의 안전 기준을 3배 초과한 수치다.

몽골은 기준의 100배가 넘는 대기 오염으로 호흡기 관련 질환자가 지난해보다 3배 증가했다.
특히 어린이들의 피해가 심각하여 몽골 어린이 사망원인 중 폐렴이 두 번째로 많다고 전해졌다.

한편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불안이 가중하자 업체의 얄팍한 상술이 문제로 지적됐다.
산소 캔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산소 캔은 '밀림을 3시간동안 걷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광고하며, 백화점 등에는 개당 2달러(약 2160원) 하는 산소 캔이 매장 진열대를 빼곡히 장식하고 있다.

또 산소 캔 중에는 사과나 과일 향이 나는 제품도 있으며, 산소 캔의 인기로 약국이나 커피숍 등에서도 제품을 판매하는 등 환경오염으로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산소 칵테일'을 마시는 어린이. 음료에 산소를 넣어 판다고 전해졌다. 약국 등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제품은 주로 임신부와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며, 의사 진단으로 산소 캔을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해졌다.

산소 캔을 생산하는 기업 대표는 “산소 캔은 혈액과 폐에 축적된 독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해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며 “난방을 시작하는 겨울철에는 판매량이 약 30% 증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다”고 주장했다.

반면 WHO 보건환경 국장은 “업계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황사나 초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