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선천성 기형이 나타난 부모는 이러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선천성 기형은 임신 중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태아의 신체에 구조적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의료계에서는 유전적 요인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각종 화학제품 사용이 늘면서 생활 주변의 환경호르몬에 의한 기형아 출산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2008∼2014년 출생한 320만8617명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100명당 3.4명이던 기형아 출산이 2014년 5.6명으로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경호르몬 영향의 가능성이 높은 비뇨생식기계 이상을 가진 신생아 출산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69개 주요 선천성 결함을 대상으로 매년 유병률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구 1만명당 기형아 출산율은 2008년 336.4명에서 2010년 401.2명, 2012년 474.2명, 2014년 563.6명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크게 늘었다.
연구팀은 잠복고환이나 요도하열(소변이 나오는 요도 부위가 정상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질환) 등 비뇨생식기계 이상을 가진 아이의 출산 증가세에 주목했다. 내분비교란물질(EDC)과 같은 생활 주변의 환경호르몬이 이러한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해외의 한 연구에서는 다이옥신 배출 소각로가 있는 지역에서 콩팥 형성 이상과 폐쇄성 비뇨생식기 결함 등 선천성 기형질환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호르몬(EDCs)과 유기용매 등에 노출되면 신생아의 요도하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임 교수는 “신생아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선천성 결함 유병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선천성 결함에 대한 전국적인 감시 시스템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