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강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팀이 연구한 ‘사회경제적 지위와 산후우울증의 상관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이제 막 아이를 낳은 산모 4명 중 1명(24.8%)이 산후우울증을 겪었다.
연구팀은 육아정책연구소의 2008∼2011년 아동패널조사를 이용해 2008년 아이가 태어난 2078가구를 대상으로 출산 직후와 산후 1개월, 4개월, 1년, 2년, 3년 등 6차례에 걸쳐 산후우울증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각 집단에서 산후우울증이 나타나는 비율은 유사했다. 출산 초기 산후우울증 발병 여부는 산모의 경제적 형편과 교육 수준 등과 크게 관계가 없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의 경제적 수준을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1집단에서 가장 낮은 5집단으로 분류했다. 출산 직후 산후우울증이 나타난 1집단 산모는 23.7%, 5집단은 25.8%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3년 뒤 1집단은 30.5%, 5집단은 39.5%로 격차가 벌어졌다.
여성의 교육 수준별로도 대학교 이상을 졸업한 산모의 24.7%에서 출산 직후 산후우울증이 나타났고, 3년 뒤 이 비율은 29.6%로 4.9%포인트 올랐다. 반면 고등학교 이하 졸업 산모는 출산 직후 28.1%에서 3년 뒤 35.1%로 7.0%포인트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모든 집단에서 산후 1개월 때 산후우울증 비율이 급감했다가 이후 증가한 것이다. 전체 산후우울증 비율은 출산 직후 24.8%에서 1개월 때 11.0%로 떨어진 뒤 4개월 차에 27.7%, 1년 뒤 28.8%, 3년 뒤 30.9%로 올랐다.
강 교수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산모일수록 출산 후 4개월부터 3년까지 우울증을 더 많이 겪고 있다”며 “이런 가정에 조기에 개입하면 아동이 겪는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후우울증은 영아의 발달에서부터 부모와의 애착 형성이 부족해 나타나는 아동의 인지력 저하와 청소년기의 교우문제, 나쁜 건강습관 등 아이의 생애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