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권 의원을 위한 방탄국회 소집이 이뤄진다면 국민 눈높이와 법감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염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 제출 사실이 알려진 뒤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시점에서 국회 소집 목적은 권 의원을 대한민국 사법체계로부터 도피시키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을 기만하는 국회 소집 요구는 당장 철회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6월1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홍문종, 염동렬, 권성동 |
반면 한국당은 6월 임시국회 소집 요청이 ‘방탄’이 아닌 국회법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법에는 정기국회 개회 이전 매 짝수달에 임시국회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6월 임시국회는 정례적으로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해 늘 소집을 했던 것이고 ‘드루킹 특검’이나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후속조치도 해야 할 게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국회의장단 선출 요구에 대해서는 “원 구성은 역대 국회가 평균 29일이 걸렸다”며 “지방선거와 함께 여러 가지 사항을 다 고려해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가 끝나기 전까지는 원 구성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당은 다음달 1일 본회의 개최에도 부정적이다. 윤재옥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야당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열자고 하면 안 된다”며 “본회의 일정은 여야 원내대표 간 상의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들은 방탄용 국회 소집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지방선거로 국회 운영이 잘되지 않을 상황에서 방탄국회로 인식될 수 있는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