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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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과학자 “北 비핵화 15년 걸릴 것”

기술적 측면서 3단계 진행 전망 / ‘신속화’ 트럼프정부 계획과 배치
미국 연방정부 최고자문위원인 지그프리드 헤커(사진) 박사가 북한의 비핵화 작업이 15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신속한 비핵화’를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계획과 다소 배치되는 것이다.

헤커 박사는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북·미 양국이 직면할 정치적·기술적 복잡성을 고려할 때 북한 비핵화에 걸리는 기간이 15년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미국이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은 먼저 북한 핵 프로그램의 가장 위험스러운 부분을 추적하는 단계적 비핵화”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 비핵화가 기술적 측면에서 3단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1단계는 군사적·산업적·인적 활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약 1년이 소요되며, 2단계는 가동 중인 핵 시설과 무기 규모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 3단계는 공장과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제한하는 과정으로 약 10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각 단계가 일부 다른 단계와 중첩될 수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작업에 10∼15년이 걸릴 것이라고 헤커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안보 우려 해소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 핵 단지를 해체할 열쇠는 핵무기가 아닌 다른 곳에 안보를 의존할 수 있게 될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에 있다”고 말했다.

헤커 박사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4차례에 걸쳐 북한에 직접 들어가 우라늄 농축 시설 등 핵심 핵 시설을 목격하고 돌아왔으며 미국인 과학자 가운데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목격한 유일한 과학자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