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이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이는 이유도 PK지역의 이 같은 상징성 때문이다. 양당이 경남지사 후보로 ‘문재인의 최측근’ 김경수와 ‘선거의 달인’ 김태호라는 필승 카드를 뽑아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선거 초반 판세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린 상태다. 부산시장 선거도 민주당 오거돈 후보와 한국당 서병수 후보의 ‘리턴매치’로 뜨겁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오 후보를 꺾고 당선됐던 서 후보는 선거 초반 고전하며 반대 처지에 놓일 위기에 몰렸다.
이는 1·2차 남북정상회담의 잇따른 성공으로 인한 ‘평화 무드’가 이어지고 있는 등 문재인정부와 여당 지지세력이 확대·결집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홍 대표의 ‘막말 논란’ 등에 실망한 보수층과 야권 분열로 한국당의 ‘표 결집’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이 같은 여세를 모아 PK에 당세를 집중하고 있다. 반면 김태호 후보는 당과 거리두기를 한 채 그동안 쌓았던 인지도와 개인기에 의지한 선거전을 치르는 중이다.
그렇다고 아예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연루된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실제 여론조사는 ‘반반의 확률’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난달 25∼26일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드루킹 댓글 사건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6.4%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본 응답자도 41.9%로 4.5%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에도 드루킹 사건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