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원도심 부흥을 위한 ‘인천 재창조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재개발·재건축뿐만 아니라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2만호 공급, 노후저층주거지 개선사업 등을 통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원도심 지역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내용이다. 주거지 개선 사업에 향후 4년간 1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한 박 후보는 국비 70%, 지방비 30%(연간 약 800억원) 비율로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원도심 부흥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가 제시하는 방법은 박 후보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노후화된 경인전철·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한 뒤 상부를 주택, 공원, 문화시설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원도심 부흥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후보는 도로 시설 지하화를 위한 구체적인 예산 규모는 적시하지 않았지만 원도심 부흥에는 5년간 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여야가 바뀌면서 4년 전과 말을 바꿔 각자 비판했던 상대를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선거에서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을 내세워 각종 개발 공약을 제시했던 유 후보는 ‘무상 시리즈’에 집중하고, 지난 선거에서 유 후보를 비판한 박 후보는 여당 주자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각종 개발사업 유치를 공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YMCA 등 지역 시민사회는 지난달 말 인천시장 후보들에게 해운항만산업 균형발전특별법 제정,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수도권 역차별 개선 등 지역 관심사안을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면 수용’의 뜻을 밝힌 야당 후보들과 달리 민주당 박 후보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여당 후보로서 중앙정부와의 정책적 불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