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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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근해서 난민선 전복 최소 47명 사망

모두 180명 탑승… 68명은 구조돼 / 작년 2월 90명 익사 뒤 최악 참사 / 터키서도 난민보트 침몰 9명 숨져
튀니지 근해에서 180명을 태운 난민선이 전복돼 최소 4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간 아프리카 난민의 탈출구로 선호됐던 리비아가 봉쇄되면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튀니지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참사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튀니지 남부 근해에서 전날 180명을 실은 난민선이 가라앉아 47명이 사망하고 68명이 구조됐다. 플라비오 디 지아코모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최종 실종자 수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는 지난해 2월 90명이 리비아 인근 해상에서 숨진 이후 최악의 사고라고 IOM은 전했다.

전복된 선박에 탄 이들은 배가 침몰하자 선장이 해안경비대에 체포되지 않으려고 도망치는 바람에 사망자가 더 늘었다고 주장했다. 극적으로 구조된 한 남성은 “나무 한 토막에 의지해 9시간 동안 바다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고 말했다. 이 난민선은 튀니지의 케르나르섬을 출발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으로 가던 중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튀니지는 최근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간 아프리카 난민들은 주로 리비아를 통해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넘어갔지만 지난해 7월 이탈리아 정부가 불법 난민 송출업자를 단속하는 리비아 해안경비대를 지원하면서 난민들의 발길이 인근 튀니지로 향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2011년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실업률이 치솟는 등 사회가 혼란을 겪고 있는 점도 튀니지에 난민은 물론 불법 난민 송출업자가 몰리는 요인이다.

한편 터키 남부 안탈리아 근해에서 3일 난민 15명을 태운 난민 보트가 침몰해 9명이 숨졌다고 아나톨루통신 등이 전했다. 사망자 중 어린이는 6명으로 파악됐으며 세 살배기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IOM은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난민 3만2080명이 보트를 타고 유럽에 도착했으며 66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