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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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 후보 ‘공안통’ 2인 압축

야3당 “임정혁·허익범 추천” 합의 / 댓글조작 대선 관련 수사에 ‘무게’ / 文대통령, 사흘 내 최종 1명 임명 / 李청장 “송인배 소환, 특검과 협의 / 김경수 지방선거前 재소환 어렵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3개 교섭단체는 4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등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 진상을 규명할 특별검사 후보자로 임정혁·허익범 변호사를 대통령에게 추천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주 안으로 드루킹 특검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출범이 가시화하면서 그동안 수사를 담당해 온 경찰은 사건을 특검에 넘기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민주평화당·정의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변호사협회가 추천한 특검 후보자 4명 중 임 변호사와 허 변호사 2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에 따라 문 대통령은 국회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추천된 후보 2명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해야 한다.
임정혁(왼쪽), 허익범

최종 후보에 오른 임·허 변호사는 모두 ‘공안통’ 검사 출신이다. 이는 댓글 조작이 지난해 5월 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이뤄져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밝히는 것이 이번 특검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검찰 공안부는 공직선거법을 어긴 선거사범을 주로 수사하는 부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특검 후보 선정 이유에 대해 “방대한 특검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지위나 검사 시절의 역량과 능력을 중요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안뿐만 아니라 첨단수사에서 두루 경험이 있는지 봤다”며 “부실 수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커졌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특검을 하기 위해 대승적 합의를 이뤄냈다”고 답했다.

평화당 장 원내대표는 “추천된 네 분의 후보들이 특검을 맡기에 손색이 없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기 때문에 특검으로서의 열정과 지휘 통솔력을 중요한 덕목으로 보고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허 변호사를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바른미래당,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은 임 변호사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당이 허 변호사를 특검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런 말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성향이 자신들(한국당)과 조금 더 비슷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아닌가”라고 답했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드루킹 일당과의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재소환에 대해 “6·13 지방선거 전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드루킹에게 지난해 대선 전에 김 후보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소환에 대해선 “특검이 이번 주중 임명되니 새로운 수사 주체인 특검과 협의해서 경찰 수사를 진행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송 비서관 소환 역시 특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찰과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특검이 맡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특검 발족 전까지 수사 진행은 특검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금까지 사건을 담당해 온 서울경찰청이 특검과 접촉해 필요한 자료를 넘기고, 출범 전까지 남은 기간에 특검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보완 수사해 최종적으로 사건을 인계할 계획이다.

남정훈·이우중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