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경남 통영지청 검사가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서 검사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어쩌다 보니 검찰이라는 강력한 조직과 싸우는 모양새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전 검사장이) 부끄러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저는 진실만을 얘기했다”라며 “그분이 한 행위들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고 사과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서 “檢, 3무 수사에 2차 가해까지…힘겹다”
서 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투 폭로 이후 ”결과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꾸린 ‘여검사 성추행 진상 조사 및 피해 회복 조사단’에 대해 “명칭만 봐도 처음부터 수사 의지와 능력 없이 조사단을 구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선 당초 강제 수사가 가능한 ‘수사단’을 꾸려야 했었다는 취지다. 조사단이 조사 대상을 성추행에 국한하며 이후 벌어진 인사보복 등은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검사는 조사단의 활동을 “능력도, 의지도, 공정성도 없는 3무 수사”라고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서 검사를 안아주고 있다. 뉴스1 |
서 검사는 법무부, 검찰의 보복 주장과 함께 “내부고발이 있을 때마다 항상 2차 가해가 이뤄졌다”며 “정말 (내부고발과 관련한) 매뉴얼이 (검찰 내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서 검사는 지난 1월29일 안 전 검사장 관련 의혹을 폭로한 이후 5개월간 가장 힘든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모든 순간이 힘들고, 모든 순간이 감사하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고요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들 앞에 나서고 이야기하기가 참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저로 인해 용기를 냈다고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1월말로 다시 돌아가도 폭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했을 것 같다”며 “처음에는 무조건 사표를 낸다고 생각했지만, 많은 분이 ‘절대 사표를 내지 말고 견뎌내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어떻게든 꿋꿋이 버텨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잠재적 미투 피해자들을 향해 “사실 힘내라, 용기 내라.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각자 최대한의 힘과 용기로 버티고 있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면서도 “강자도 약자도 여성도 남성도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