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싱크탱크 겐론 NPO(言論 NPO)가 18일 발표한 ‘한일국민 상호인식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한일관계가 나쁘다고 평가한 한국인은 응답자의 54.8%, 일본인은 40.6%로 지난해 조사보다 각각 10.8%포인트, 17.1%포인트 감소했다. 두 수치 모두 2013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래의 한일관계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한국과 일본 모두 1~3%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일본의 인상을 ‘좋다’, ‘대체로 좋다’고 평가한 한국인은 28.3%로 지난해 대비 증가했으나 일본의 한국 호감도는 22.9%로 지난해보다 4%포인트 감소했다. 그동안 다섯 차례 조사에서는 일본의 대한(對韓) 호감도가 한국의 대일 호감도보다 높았으나 이번에 처음 역전됐다. 상대국에 좋은 인상을 지닌 이유로 일본인은 ‘드라마나 음악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50.7%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은 ‘일본인의 친절하고 성실한 국민성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73.5%로 가장 많았다.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에 대해서는 한국(60.9%)과 일본(35.8%) 모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높았다. 대중 관계와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비교한 결과 일본인은 40% 이상이, 한국인은 50% 가까이가 한일관계와 대중 관계 둘 다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국인 가운데 일본보다 중국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은 조사 대상자의 38.2%로, 한국보다 중국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일본인 비율(23.3%)의 두배에 육박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핫이슈로 떠오른 비핵화 실현 가능성 항목에서 ‘남북정상회담 합의대로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한국인은 13.7%, 일본인은 1.2%였다. 상대적으로 긍정적 입장인 ‘비핵화 노력은 있겠지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한 비율도 한국인은 45.6%였으나, 일본인은 24.3% 수준이었다. 비핵화 해결 시점 항목에서 한국인 응답자는 연내(3.8%), 2년 이내(13.8%)를 포함해 60% 이상이 10년 안에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고,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답은 23.2%였다. 반면 일본인 응답자는 65.1%가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 대상 한국인은 19세 이상 1014명, 일본인은 18세 이상 1000명이다. 한국에서의 조사는 올해 5월21일부터 5월31일까지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본 내 조사는 5월19일부터 6월3일까지 방문유치회수법으로 진행됐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