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찰이 18일 군산시 장미동 유흥주점 방화사건 현장에서 감식을 벌이고 있다. 군산=김동욱 기자 |
지난 17일 33명의 사상자를 낸 전북 군산 주점 방화사건 목격자들은 “시민의식이 희생을 줄였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경찰과 소방관뿐 아니라 시민들이 연기에 질식한 사람들을 구조하고 시내버스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군산시 개야도에 사는 방화 용의자 이모(55)씨가 미리 준비한 인화물질을 주점 입구에 뿌리고 불을 지른 시간은 17일 오후 9시53분이었다. 주점에는 계화도 섬마을 주민과 일반 손님들, 업소 관계자 등 33명이 있었다.
현장 감식 경찰 과학수사대와 소방관, 전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감식반원들이 18일 오전 전북 군산 주점 방화사건 화재 현장을 살피고 있다. 군산=연합뉴스 |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으로 도착할 시간, 메케한 연기를 맡은 손님들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주점 밖으로 뛰쳐나왔다. 일부는 건물 밖으로 나와서도 호흡 곤란으로 바닥에 주저앉거나 꼬꾸라졌다.
지난 17일 방화사건이 발생해 손님 33명의 사상자를 낸 전북 군산시 장미동 유흥주점 일대에 대한 출입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군산=김동욱 기자 |
긴급 체포된 방화범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주점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긴급 체포된 이모(55)씨가 18일 새벽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군산경찰서를 나가고 있다. 군산=연합뉴스 |
불이 난 소규모 주점은 1층 단층 건물로 소방법이 규정하는 스프링클러 등 의무설치 대상(5000㎡)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점 내부 소방설비는 소화기 3대와 비상 유도등이 전부였다.
지난 17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유흥주점에서 발생한 방화 당시 내부 손님들의 유일한 탈출구가 됐던 뒷측면 비상구를 119 관계자들이 살펴보고 있다. 군산=김동욱 기자 |
이씨는 범행 직후 배와 손 등에 화상을 입은 채 달아나 500가량 떨어진 군산시 중동 선배 집에 숨어있다가 다음 날 오전 1시30분쯤 경찰에 검거됐다. 이씨는 경찰에서 “외상 술값이 10만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이라고 덤터기를 씌워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미혼인 이씨는 15년여 전 뇌수술을 받은 이후 술을 마시면 술주정을 부려 주변 사람들과 종종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