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발효 음식인 청국장은 지난 세월 한국 사람에게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현대인의 식습관이 콩 단백질보다는 고기 단백질을 선호하면서 상대적으로 청국장의 입지가 약해졌다. 이에 ‘한국형 글로벌 장 건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국장을 한국의 대표 K-푸드로 개발, 보급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은 19일 충남대학교 이계호 명예교수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통문화 융합 연구사업 연구 기획과제로 선정된 ‘한국형 글로벌 장 건강 프로젝트’ 설명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충남대 이 교수는 전통발효음식인 청국장을 과학화·표준화시키고, 열과 산에 강한 ‘바실러스 아밀로리퀘파시엔스 (Bacillus amyloliquefaciens)’라는 우리의 전통 균주로 발효시킨 생청국장을 소개한다.
‘한국형 글로벌 장 건강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이계호 충남대 명예교수 |
이번 설명회에서는 청국장 균주에 대한 과학적 발견 성과, 표준화된 제조공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제품이 소개된다. 그동안 장 건강에 유익한 한국 전통식품 청국장의 효능은 익히 알려졌지만 발효공정 상의 문제로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혐오식품으로 인식될 정도의 강한 냄새와 함께 발효 과정에서 바이오제닉아민 등의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나또가 과학화 및 표준화에 성공해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되어 주목받는 데 비해, 청국장은 나또 이상의 탁월한 효능을 자랑하면서도 그동안 제품이 과학화 표준화되지 못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연구팀은 일본이 ‘바실러스 나또’균을 발굴했듯이, 순창의 시골 고추장과 된장에서 ‘바실러스 아밀로리퀘파시엔스’라는 균주를 발굴해 이를 포함한 9개의 선별 균주에 대해 특허를 확보했다.
이 교수는 “청국장은 우리의 전통적인 발효식품으로 뛰어난 효능을 갖고 있지만 현대인들이 쉽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연구와 표준화를 통해 더욱 다양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번에 선보이는 ‘생청국장’, ‘과립형청국장’ 제품뿐 아니라 찌개용 청국장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제품이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미 중국 등 해외로부터 제품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며 곧 해외 수출도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형 장 건강 프로젝트’는 오는 2020년까지 지속적인 연구 및 제품 출시를 통해 국민 건강증진과 함께 글로벌 신기술 인증을 통해, 발효식품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고 향후 우리 식품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