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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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장 둔화·한계기업 증가…국호 수출엔진 동력 약화”

한경硏 ‘5가지 징후’ 보고서
한국 경제를 떠받쳐 온 수출 엔진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 주력업종 내 한계기업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반도체 독주 역시 곧 꺾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수출 엔진이 식어가는 5가지 징후’ 보고서에서 “최근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크게 둔화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며 5가지 근거를 들었다. 수출 증가율은 작년 3분기 24.0%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4∼5월 5.5%까지 떨어졌다.

한경연은 우선 2015년 이후 13대 수출 주력업종 내 한계기업 수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을 가리킨다. 선박,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13대 수출 주력업종 가운데 한계기업 수는 2015년 370개에서 2017년 464개로 2년 사이 94개가 늘었다.

반도체 시장 역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2015년 11.9%에서 올 1∼5월 20.3%로 8.4%포인트나 늘어났다. 이처럼 반도체 쏠림은 심화하고 있지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한국의 주력수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점차 둔화해 2020년 마이너스 16.2%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의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시작되는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이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중국 정부가 우리 기업을 규제하는 동시에 ‘반도체 굴기’ 정책을 통해 자국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능형 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