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인정사정 없는 한국당 내분… 친박·비박이 내세운 인적청산 대상은?

친박 "김무성 등 복당파·친홍 의원 정리를" / 비박 "반성 않는 강성 친박의원들 퇴출을" / 중도파 "양측 당권 쟁탈전…정신 못차려"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차기 총선 공천권을 의식해 숨 죽이고 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홍 전 대표가 물러 난 후 지도부 공백이 생기자 그동안 누적된 감정이 분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참석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 의원들은 중구난방으로 인적청산 대상을 거론하며 탈당과 총선 불출마선언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행보에는 해묵은 계파 색채가 깊이 배어 있다.

친박과 비박으로 나눠진 양 진영은 총부리를 상대를 겨냥한다. 그것도 정조준한다. 살생부 명단이 나도는 등 살벌하다. 인정사정 없이 물고 뜯는 형국이다.

비박 측은 친박 의원을 일일이 거명하며 이들의 청산없이는 당이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

비박 초선 의원은 22일 통화에서 "친노세력은 정권교체 후 스스로 폐족이라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친박은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반성은커녕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설치는 등 시피렇게 살아 있다"며 친박 퇴출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비박측은 퇴출대상인 강성 친박 의원을 지목했다.

친박측은 마련한 명단은 구체적이다. 이들이 내세운 인적 정리 대상은 20대 총선 책임자·탄핵 책임자 ·지방선거 책임자로 압축된다.

20대 총선 책임은 당시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을 겨냥하고, 탄핵 책임자는 탄핵에 앞장 선 ‘복당파‘을 지칭한다. 지방선거 책임자는 홍 전 대표 측근 의원을 의미한다.

한 친박 의원은 "고질적인 병폐인 계파 정치를 청산하기위해서는 계파보스가 사라져야 한다"며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의원이 탈당했으면 비박계 구심점 역할을 하는 김무성 의원이 탈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중립 지대 한 의원은 "친박 비박 간 피터지는 싸움은 결국 당권을 서로 쥐겠다는 헤게모니 쟁탈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며 혀를 찼다.

당내 일각에서는 계파를 떠나 각종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거나 재판 계류중인 의원도 인적청산 대상이라며 총선 불출마선언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이 이처럼 어수선한 가운데 차기 당권을 노리는 모 인사는 최근 비박계 중진 K 의원을 만나 자신을 당 대표로 추대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K 의원은 지난 19일 모 인사와의 대화 내용을 몇몇 동료 의원에게 전했다는 후문이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