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 200여명을 구조한 뒤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네덜란드 선적의 난민구조선 ‘라이프라인’을 수용하라고 몰타에 촉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독일 비정부기구(NGO) ‘미션 라이프라인’이 운영하는 이 배에는 리비아 인근 해역에서 구조된 234명의 난민이 타고 있다. 어린이 4명, 여성 14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살비니 伊 부총리(왼쪽), 무스카트 몰타 총리 |
몰타 정부는 살비니 장관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23일 “우리는 주권 국가이며, 누구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명령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클 파루자 몰타 내무장관도 “몰타는 구조작업에 관여한 바 없고, 구조작업도 리비아와 이탈리아 섬인 람페두사 사이에서 펼쳐졌다”고 반박했다. 구조작업이 처음에 이탈리아 당국에 의해 주도된 만큼 몰타는 이 선박을 항구로 입항시킬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몰타는 지난 10일에도 아프리카 난민 630여명을 태운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를 두고 비슷한 갈등을 빚었다. 이 배는 결국 스페인 중도 좌파 정부의 입항 허가를 받아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항으로 향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