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부인 박영옥씨와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사진은 1987년 9월 당시 김종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신당동 자택의 서재에서 부인과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적어둔 묘비명대로 부인 박영옥씨의 곁에서 영면에 들 예정이다. 김 전 총리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르고, 고인의 뜻에 따라 고향인 충남 부여의 선산 가족묘에 안장된다. 김 전 총리 장례와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담당하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24일 통화에서 “고인이 생전부터 계속 가족장으로 검소하게 장례를 치르기를 원했다”며 “국립묘지에 묻히는 것을 거부하고 꼭 부인 곁에서 머물겠다는 의지에 따라 가족묘에 함께 모시게 됐다”고 전했다. 발인 당일인 27일에는 장례식장에서 간단히 영결식을 치른 뒤 서울 청구동 자택에서 노제를 지낼 계획이다. 서초동으로 이동해 화장을 진행한 뒤에 충남 부여에 위치한 가족 묘역에 묻힌다.
‘잉꼬부부’로 소문이 자자했던 김 전 총리 내외는 떠나는 길도 함께였다. 김 전 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은 2015년 2월 박씨의 빈소를 차렸던 곳이기도 하다. 김 전 총리는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휠체어에 의지해 5일 내내 빈소를 지켰다. 당시 김 전 총리는 조문객들을 만나 “나는 마누라하고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싶어서 국립묘지 선택은 안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와 박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김 전 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방침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총리실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데) 국민훈장 무궁화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조문 후 “훈장 추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공과에 대한 평가와 국민적 공감이 전제될 때 훈장 추서가 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