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특검팀으로부터 수사관 파견 요청을 받았냐’는 질문에 “아직 공식 요청이 안 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특검팀 대변인을 맡은 박상융 특검보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미 지난주 경찰청에 10여명을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무슨 말이냐”고 반박했다.
특검법상 공무원 35명, 특별수사관 35명을 파견받을 수 있는 특검팀이 정작 ‘김씨를 직접 수사한 서울경찰청 소속 수사관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 경찰 고위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고 해석될 법하다.
서울지방경찰청사 입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
특검법상 보장된 수사 준비 기간 20일은 특검 성패를 가를 ‘골든타임’인 만큼 최대한 빨리 수사 인력을 파견받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특검팀은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수사 착수를 불과 3일 앞두고 수사관 파견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이유로 법조계 일각에선 벌써 “특검 수사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박상융(왼쪽) 특검보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간담회장에서 허익범 특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기관에 인력 파견 요청을 하면 검경이 즉각 대응했는데, 이번엔 파견 요청한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나서야 법무부가 파견검사 10명 명단을 통보했다”면서 “이번 특검은 시작부터 영 아니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그러잖아도 검사 파견도 늦어진 마당에 특검이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