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를 비판해 온 남성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을 악용했다고 주장하며 연합뉴스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연합뉴스는 '시위니까 맘대로 찍어도 된다고요?…아닙니다!'라는 제목의 모션 그래픽 기사를 게시했다.
해당 기사는 약 2분 분량으로 유튜브 '마재TV'의 영상으로 시작된다.
해당 영상에서 '마재TV' 운영자 '액시스마이콜(마이콜)'은 "집회 및 시위 현장을 촬영하는 데 있어서 보도의 권한은 개인의 초상권을 넘는다"고 주장한다.
이는 성차별 규탄 혜화역 시위 현장을 촬영하는 자신을 시위 진행자와 참가자가 제지하자 마이콜이 반박한 것이다.
'마재TV'를 운영하는 유튜버 마이콜은 지난 9일 혜화역 시위를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촬영 당시 집회 참가자들이 초상권 침해를 언급하며 촬영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마이콜은 법원 판례를 들어 촬영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상에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초상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라면서도 "집회 시위를 촬영할 권리(언론의 자유)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기본권이 충돌할 경우 "해당 사진이나 시위 장면을 촬영하는 것 자체는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으나 (특정 시위의 경우) 시위 참여자들이 본인의 얼굴이 노출되는 걸 원치 않은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초상권을 보호해 줘야 한다는 판례가 있어서 집단이 행하고 있는 시위나 행위 자체가 벌어지는 장소, 행위의 목적 등을 고려해서 판단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김영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권리침해대응팀의 설명을 인용했다.
연합뉴스는 또 '다만 참가자를 모욕하거나 비방할 목적으로 촬영한다면 문제가 된다면서 공익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집회 시위를 함부로 촬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사를 접한 '마재TV' 시청자들은 연합뉴스의 해당 기사가 언론보도의 자유보다는 초상권 보호를 위한 뉘앙스로 쓰여졌다고 지적했다.
마이콜의 영상은 초상권 침해 요소가 없음에도 마치 초상권을 침해한 것 처럼 보였고, '혜화역 페미니스트 시위'를 옹호하는 듯한 연합뉴스의 기사에 비판성 댓글이 이어졌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마재TV'는 26일 유튜브 생방송에서 연합뉴스가 자신의 영상을 악의적으로 사용했다며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연합뉴스는 해당 유튜브 영상에 댓글을 달아 "연합뉴스가 보도한 <시위니까 맘대로 찍어도 된다고요? 아닙니다!> 기사에 대해 말씀드린다"면서 "기사에 사용된 마재TV 유튜브 영상은 2018년 6월 15일 이메일을 통해 '넵 괜찮습니다'라는 마재TV의 사용동의를 받은 것이다"고 밝혔다.
또 "연합뉴스는 동의를 구하는 이메일에서 '최근 혜화역 시위와 관련해 시위 현장을 촬영해도 괜찮을까라는 주제로 뉴스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는 취지도 밝혔다. 해당 기사에서 마재TV 동영상은 기사에 나오는 사례 중 하나"라며 "이 기사의 취지는 언론보도의 자유와 초상권 보호라는 두 권리가 충돌되면서 발생한 논란을 다루고 해법을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기사의 취지가 특정인물과 그분의 생각 등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 연합뉴스는 언론보도의 자유와 초상권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재TV' 측은 본인 영상에 초상권 침해라고 보이는 요소가 없었던 만큼 자신의 영상을 다른 취지로 사용한 것에 대해 연합뉴스를 고소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팀 ace2@segye.com
사진=연합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