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불법 여론조작의 핵심인 드루킹을 소환해 댓글 조작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갈색 수의 차림으로 마스크를 쓴 채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드루킹은 “특검에서 무엇을 소명할 것이냐”, “모든 걸 밝히겠다고 한 입장은 유효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특검에 가서 다 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9층 조사실로 향했다. 김씨는 변호인 없이 혼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사무실 향하는 ‘드루킹’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28일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
특검팀은 소환조사에 앞서 이날 오전 드루킹과 공범인 필명 ‘서유기’ 박모씨, ‘둘리’ 우모씨, ‘솔본아르타’ 양모씨의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수용실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특별수사관 등을 구치소로 보내 이들이 작성한 메모와 서신 등을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들이 구치소에서 작성한 문서를 확보하기 위한 증거수집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검팀은 경공모 핵심 회원이자 댓글 조작 행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형 법무법인 출신 도모(61) 변호사와 윤모(46) 변호사 2명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 나란히 입건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검경에서 전달받은 수사기록물을 분석하다 보니 두 변호사의 혐의가 뚜렷해 입건하고 압수수색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두 변호사는 경공모의 핵심 간부를 맡아 드루킹의 댓글 순위 조작 행위에 깊숙이 관여했고, 앞서 경찰 조사를 받은 경공모 회원에게 법적 조언까지 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두 변호사를 조만간 소환해 어떤 경위로 댓글 조작에 가담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도 변호사는 올 초 드루킹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던 김 당선인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해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면담까지 한 적이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드루킹과 김 당선인 등 ‘윗선’과의 거래 의혹 역시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검팀이 출범 이튿날 곧바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수사팀 구성이 늦어져 초반 진행이 늦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재빠른 강제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특검팀 관계자는 “필요하면 다른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압수수색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