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학가에 따르면 방학을 맞아 1~2달 방을 비우는 원룸 세입자 학생들이 다시 세를 놓는 ‘전대차’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살펴보면 김씨처럼 지방의 고향집을 내려가거나 단기 어학연수, 해외 배낭여행, 교환학생 등의 이유로 방학동안 자신의 월세방을 빌려주겠다는 글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방학동안 잠시 거주할 방을 구한다는 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월세 계약을 1~2년 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방학동안 방을 비워도 월세를 내야하는 학생들의 공급과 잠시 대학교 근처에서 머물 일이 생긴 사람들이 보증금 없이 월세만으로 살려는 수요가 맞아떨어져 생긴 대학가 신풍속도다.
경기도에서 장거리 통학을 하던 대학생 이모(25)씨는 단기 어학연수를 떠나는 대학 동기의 월세방에서 2달 동안 숙식을 해결할 예정이다. 이씨는 “여름방학 동안 계절 학기를 들으면서 하반기 대기업 취업을 위한 각종 스터디를 학교 근처에서 할 계획인데, 집에서 왔다 갔다 하자니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며 “마침 동기가 단기 어학연수를 떠난다고 하기에 그 방을 저렴한 가격에 쓰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 간의 월세방 빌려주기가 성행하고 있지만 임차인(세입자)이 임대인 동의 없이 제 3자에게 다시 임대를 놓는 전대차 거래를 하게되면 자칫 월세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영리목적으로 전대차를 하는 게 아니지만, 계약법을 잘 모르고 진행하다가 자칫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단 전대차 거래는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법률 사무소 ‘좋은날’의 김영삼 변호사는 “방학 때 친구들끼리 집주인의 동의 없이 방을 2달 정도 맡기는 것도 무단 전대차에 해당하고 전차인이 기물파손을 일으키거나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방을 빌려준 임차인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사고 등의 경우를 대비한 계약서를 쓰고, 건물 소유주의 동의를 구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남정훈·김청윤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