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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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총격참사때 출동한 경찰관 복도서 한참 머뭇거려

미 언론 "경찰이 기민하게 대응했다면 대형참극 막았을 수도"
미국 범죄 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로 기록된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당시 총격범 스티븐 패덕이 소총을 난사하던 호텔 객실을 향해 출동한 경찰관 일행이 복도에서 한참 머뭇거린 것으로 밝혀졌다.

패덕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지역 만델레이베이호텔 32층 객실에서 길 건너편 루트 하베스트91 공연장을 향해 총탄 1천여 발을 발사해 총 58명을 숨지게 하고 500여 명을 다치게 하는 참극을 벌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현지시간) CBS·폭스뉴스 등 미 방송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메트로 경찰서가 공개한 사건 당시 보디캠(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 영상을 보면 경력 10년 차 경찰관 코델 헨드릭스가 수습 경관 1명과 호텔 보안요원 3명을 이끌고 복도를 지나다가 총성을 듣고는 벽에 붙어 약 5분간 서성대는 장면이 나온다.

CBS 방송은 "영상에 나타난 상황으로는 경찰관이 좀 더 기민하게 움직였다면 끔찍한 대량 살육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떠올리게 한다"라고 밝혔다.

헨드릭스와 수습 경관, 호텔 보안요원 등 일행 5명은 모두 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영상은 수습 경관인 엘리프 바르신의 몸에 부착된 보디캠을 통해 촬영됐다.

헨드릭스 일행은 32층에 총격범이 있다는 무전을 받고 출동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31층에 내렸다. 아래층에 내린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31층 복도를 지나가다 총성이 들리자 헨드릭스는 "저건 속사총이다"라고 일행에게 말한다. 이어 무전으로 "위층에서 자동소총, 완전 자동소총 쏘는 소리가 들린다"라고 말한다.

헨드릭스 일행이 비상계단을 통해 범인이 있던 32층에 올라가기까지는 약 15분 정도가 소요됐다고 미 방송들은 전했다.

총격범 패덕은 자신의 객실에서 약 10분 간 반자동 소총 등 화기류를 발사했다. 분당 수백 발의 자동 발사가 가능하게 하는 총기 개조부품인 범프스탁을 부착한 총기류도 발사했다.

헨드릭스는 사건 이후 경찰 조사에서 "총성이 멈추고 나서 총격범을 붙잡거나 도망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총성이 들렸을 때 복도 중간에서 얼어붙었던 것 같다"고 실토했다.

텍사스주립대 법집행 트레이닝센터의 범죄학교수 피트 블레어는 CBS 뉴스에 "우리는 경찰관에게 총격범에게 직접 대응하라고 가르친다. 일초 일초가 지나면 더 많은 생명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을 각인시킨다"면서 "하지만, 경찰관들에게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