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95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이 중 10명이 숨졌다. 2016년 당시 같은 기간에는 온열질환자 498명에 사망자는 3명에 불과했다.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생긴 2016년(2125명)의 발생 추이를 앞선다.
도로 갈라지고… 물고기 집단 폐사… 피해 속출 36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로 지난 21일 오후 전남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 아스팔트에서 균열이 생겨 들뜸 현상이 발생했다(위쪽 사진). 22일 전남 함평군 함평읍의 한 해상 양식장에서는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돌돔 사체가 물 위를 가득 덮고 있다. 여수=연합뉴스·함평=연합뉴스 |
바다와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도 빈발했다. 이날 오후 1시54분 강원 홍천군 서면 팔봉리 팔봉산유원지 홍천강에서 김모(68·충남 천안시)씨가 물에 빠져 구급대원에 의해 춘천 강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이날 낮 12시30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 사담계곡에서 물놀이하던 고등학생 B(18)군이 물에 빠져 숨졌다.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21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락폭포에서 피서객들이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전국 곳곳에서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지난 21일 오후 10시10분쯤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전력 과부하로 구내 설비가 고장 나면서 9개동 756가구에 전기 공급이 2시간가량 끊겼다. 같은 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전력 과부하로 변압기가 고장 나면서 2시간가량 1000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연일 폭염이 이어진 22일 오전 서울 남대문 일대 도심이 한산하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르는 등 찜통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
이날 서울 공식 관측기록은 38도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1994년 이후 7월 기온으로는 최고다.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자동기상관측장비로 경기 여주 39.7도, 경기 안성 39.5도, 서울 서초구 39.3도를 찍었다.
정부는 폭염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의견을 국회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지역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폭염 특성상 피해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점과 예측 가능성을 들어 폭염을 재난으로 지정하는 데 부정적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법이 개정되면 각 부처 역할도 구체화하고 온열질환 피해 보상 등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창훈·윤지로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