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뉴스투데이] "야외 근무 땐 고열량식, 살짝 배부르게 먹어야"

전문의 폭염 대비 조언 / 심·혈관에 무리 안가고 잘 버텨 / 현기증, 속 메슥거리면 곧 휴식 / 지나친 물 섭취 저혈압 땐 주의 / 체내 성분 불균형 불러올 수도
“요즘처럼 폭염이 지속될 때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보다도 식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박민선(사진)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3일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흔히 더울 때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박 교수는 “혈압이 낮은 사람의 경우 전해질을 비롯한 체내 성분들이 균형을 잃을 수 있으므로 고형식으로 위를 채워주는 게 우선”이라고 단언했다. 고형식이란 부드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든 밥, 국, 반찬 등을 뜻한다.

여름철에 야외에서 주로 일하는 사람들은 음식 열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박 교수는 조언했다. 그는 “단백질을 예로 들면 밖에서 일하는 분들은 조금만 섭취해도 높은 열량을 낼 수 있는 소고기를, 실내에서 일하는 분들은 열량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소화가 잘되는 닭고기나 어류를 먹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박 교수는 이어 “야외 근로자는 살짝 배부른 정도로 식사를 해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심장이나 혈관도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잘 버틸 수 있다”며 “반면 실내 근로자는 많이 먹으면 오히려 늘어지거나 지칠 수 있으므로 약간 모자란 듯 식사를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여름철 야외 근로의 경우 고령자보다 오히려 젊은이들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이 드신 분들은 애초 체온조절 능력이라든지 체력이 안 돼 오래 버티지 못하는데, 젊은 사람들은 신체 이상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다 갑자기 쓰러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징후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을 하다가 현기증이 나거나 속이 메슥거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바로 일을 멈추고 충분히 쉬면서 물을 마셔야 한다”며 “혹시 동료가 갑자기 쓰러지면 옷의 단추나 지퍼를 다 풀고 연 다음 시원한 곳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