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마다 약효와 부작용이 나타나는 기전과 양상은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복용 중인 의약품이 어떻게 작용하고 중요한 주의사항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특히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라면 더욱 그렇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안전사용 매뉴얼’을 참고해 주의사항을 살펴본다.
◆고혈압 치료제
처음 복용할 때는 ‘기립성 저혈압’을 주의해야 한다. 이는 앉았다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나는 과정에서 어지럼증을 느끼는 증상으로 일시적 현상이다. 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진다.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와 스피로노락톤 성분 등의 이뇨제를 처음 복용 시 소변을 보는 횟수가 늘 수 있는 만큼 될 수 있으면 아침 일찍 복용하는 게 좋다.
아테놀올과 비소프롤롤 성분 등 교감신경 차단제는 갑자기 복용을 중단하면 반사적으로 심장 박동이 빨라질 수 있다.
암로디핀 성분 등 칼슘 채널 차단제를 복용 중인데, 이유 없이 발등이 붓거나 두통이 생긴다면 처방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협심증 및 심근경색 치료제
응급약인 니트로글리세린은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한다. 증상이 있을 때 혀 밑에 넣어 녹여 먹는 설하정인 만큼 물과 삼키면 안 된다. 복용 후 어지러울 수도 있다.
피부에 붙이는 패치제는 하루 1매 날마다 같은 시간에 부착하며, 내성 방지를 위하여 12시간이 지나면 떼야 한다.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 의존형인 제1형과 비의존형인 2형에 따라 복용법이 결정된다. 1형은 선천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 기능 지연되거나 거의 나오지 않는 당뇨를 이른다.
메트포르민 성분을 포함한 의약품은 식사 직후 또는 중간 꼭 복용해야 하며,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도록 한다. 그래야 구토와 설사, 오심(구역질), 금속성 맛 등 위장 장애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보글리보스 성분은 탄수화물을 분해하고 흡수하는 속도를 지연시킨다. 밥을 먹고 혈당이 갑작스럽게 올라가지 않도록 식사 전 복용해야 한다. 이 성분은 위장관(위와 창자를 포함하는 소화 계통의 한 부분)에서 당분의 흡수를 억제하다 보니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가스가 찰 수 있다. 그렇다고 소화제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소화제 내 당분 분해효소가 약물에 의해 억제된 당분의 흡수를 촉진시킬 수 있는 탓이다.
글리메피리드 성분과 같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의약품은 식사 전 복용해야 한다. 그래야 식사 후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떨어뜨린다. 복용 후 식사를 건너뛰면 저혈당이 올 수 있다. 항상 이에 대비해 사탕이나 포도당 정제를 소지하고, 주스나 당분이 있는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특히 레파글리나이드 성분은 작용 발현 시간이 빨라 복용 후 30분 내 식사하지 않으면 저혈당을 유발하기 쉽다.
◆고지혈증 치료제
심바스타틴과 로바스타틴 등 스타틴 계열 성분은 체내 콜레스테롤 합성에 필요한 효소를 저해하는 작용을 한다. 우리 몸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은 주로 밤에 활발하게 이뤄지므로 고지혈증 치료제 대부분은 저녁에 복용해야 약효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성분은 작용 시간이 길고 지속적이어서 시간에 관계없이 복용해도 된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오메프라졸이나 란소프라졸 성분과 같이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는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는 생성 마지막 단계에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단백질의 일종인 프로톤 펌프는 아침 공복 시 가장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아침밥 먹기 30분∼1시간 전 PPI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약효가 길어 하루 중 아침에만 복용하면 그만이다. 씹거나 부숴 먹지 않고 삼키면 된다.
◆위염·위궤양 치료제
수크랄페이트 성분과 같은 위점막 보호제는 제산제(위산에 따른 속쓰림과 위통 등의 급성 증상에 쓰이는 위장약)와 함께 복용하면 약물 효과를 방해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제산제와 30분의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한다. 인산알루미늄 성분으로 된 겔 타입의 제산제도 다른 약물과 최소 1시간 간격을 두고 먹도록 한다.
◆골다공증 치료제
알렌드로네이트와 이반드로네이트, 리센드로네이트 등의 성분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 1주일 또는 한달에 1번 복용하면 된다. 음식이나 음료와 함께 복용하면 의약품의 흡수가 방해되므로 아침 식사 30분 전 물 1컵 이상과 함께 먹어야 한다. 복용 후 바로 누우면 식도 장애의 위험이 있으므로 최소 30분은 버티도록 한다.
탄산칼슘 성분은 뼈를 구성하는 칼슘을 보급하는 역할을 한다. 콜레칼시페롤 성분 등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함께 들어 있는 약이 많다. 알렌드로네이트 등과 함께 복용하면 칼슘이 약의 흡수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30분 정도의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