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현대차, ‘라스트 마일’ 물류서 미래 성장동력 찾는다

국내 메쉬코리아·중국 임모터에 전략적 투자 단행 / 현대차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기술 / 메쉬코리아의 물류기술과 접목 / 무인배달사업 혁신서비스 계획 / 글로벌 車업체들 이미 시범사업 /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오류 방지 / 첨단조향장치 개발 2020년 양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차 기술 확보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주도로 올해 들어서만 국내외 11개 기업과의 협업 및 투자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제조업’에서 ‘모빌리티’(이동성)로 빠르게 변화하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차 시장은 이른바 CASE(connectivity·연결, autonomous·자율주행, sharing·공유, electrification·전동화)로 요약된다. 최근 현대차 그룹의 투자와 협업도 CASE 관련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25일 ‘라스트 마일’(LAST-mile) 물류 서비스에서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이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메쉬코리아와 중국 임모터에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상호협력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메쉬코리아에는 22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임모터에 대한 투자액은 양사 합의로 공개하지 않았다.

라스트 마일이란 ‘마지막 1마일 안팎의 최종 구간’으로, 물류·유통업계에서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물류·공유 업체들은 이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단순 서비스 산업이었지만 사물인터넷(IoT)과 자율주행, 로봇 등 신기술과 융합하면서 혁신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무인배달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정보기술(IT) 물류 서비스 등 신사업 개척에 뛰어들고 있다. 드론, 드로이드(배송용 로봇), 무인 배달차, 모바일 스토어 등 첨단기술을 라스트 마일 서비스에 적용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처럼 모빌리티 서비스의 외연이 확장되면서 현대차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및 커넥티트 카 기술을 메쉬코리아의 물류 알고리즘 기술 및 인프라 등에 접목해 무인 배달차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만 해도 지난해 15조원에서 내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투자 대상인 임모터는 2016년 중국 선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라스트 마일 이동수단에 탑재되는 배터리 공유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핵심 기술은 배달원들의 이동 경로, 배터리 상태, 충전소 현황 등을 IoT와 스마트 배터리 기술로 연결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통해 전동형 퍼스널 모빌리티(개인용 이동수단) 분야에서 협업하는 한편 중국 시장 공략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도중 시스템 오류 등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운전자 안전을 보장하는 첨단 조향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나의 조향장치 안에 두 개의 독립된 전자 회로를 적용(듀얼 제어)해 하나가 고장이 나면 나머지 회로가 작동하면서 승객 안전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세계에서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신기술로, 오는 2020년까지 양산한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새로 개발한 전동식 조향장치가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 조향이 가능하도록 센서, 전자제어장치(ECU), 모터 등 핵심 전자부품을 모두 이중으로 설계했다. 이 기술을 구현하려면 전장품 소형화(HW)와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이 필수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전무)은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시스템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역량을 갖춘 만큼 향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