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20대 경비원을 숨지게 한 사고차량. 부산경찰청 제공. |
지난 14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교통사고로 20대 청년 경비원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하고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 작성에 나섰다.
26일 해당 아파트 측과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25분쯤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A(46·여)씨가 운전하던 'SM5 '차량이 인근 상가 건물을 들이받은 뒤 후진하면서 아파트 정문 경비실 쪽으로 돌진했다.
당시 경비 근무를 서던 김모(26)씨는 피할 사이도 없이 차량에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씨는 아버지와 함께 같은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청년 경비원이었다.
사고 당시 아들과 함께 근무했던 아버지 김씨는 아들의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17일부터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을 벌여 1300만원가량의 성금을 아버지 김씨에게 전달했다.
아울러 입주민들은 "가해자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며 처벌을 해달라는 탄원서 작성에 나섰고, 현재 900여명이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로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일부 과실은 인정하지만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에 의한 사고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A 씨를 입건했지만 입원해 있는 상태라 자세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급발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는 한 매체와 통화에서 "A씨와 그의 가족은 이 사건이 이슈가 되자 문자 메시지를 보내오거나 입주민을 찾아가 사과한 적은 있지만 나를 직접 찾아와 사과한 적은 없다"며 "아들을 숨지게 하고 차량 결함만 운운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해당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 회장인 현직 구의원이 경비용역업체에 아버지 김씨의 전보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근향 동구의회 의원은 사고 직후 경비업체에 연락해 "아버지를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 조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아파트 주민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전 의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현재 입주자 대표직에서 물러난 전 의원은 "아들의 사고를 목격한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해 다른 곳에서 근무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뉴스팀 new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