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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재개발 반대 '막무가내' 조합원 손배책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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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에 반대해 각종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이주를 거부한 조합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서울 용산구 소재 A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A조합)이 “재건축 반대와 소송 제기, 이주 거부 등으로 입힌 막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조합원 B씨 등 5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 등이 물어내야 할 금액은 배상금 원금과 지연이자를 더해 약 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툭하면 소송 내고 이주 거부… 재건축공사 지연

A조합과 B씨 등 일부 조합원 간의 갈등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씨 등은 “용산구가 내린 A조합의 재건축 사업 시행·관리처분 계획 인가 처분에 하자가 있다”며 2010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B씨 등은 정관에 따라 사업 시행계획에 의한 철거 및 이주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주를 거부했다. 이에 A조합은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이들 일부 조합원들에 대한 부동산 인도소송을 제기해 이겼다. 그러나 건물인도단행 가처분은 법원에서 기각되는 등 절차 지연이 계속되었다.

결국 A조합은 기본 이주비와 사업비에 대한 대출금에 대하여 이주 거부로 지체된 기간 동안의 이자 등을 1일 손해액으로 보고 반대하는 조합원별로 인도 의무 지체일수를 곱한 액수로 손해액을 산정,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배소를 제기하게 됐다.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반대파 조합원들이 부동산 인도일까지 정당한 사유없이 인도 이무를 지체하였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범위에 대해선 “원심과 같이 기본 이주비와 사업비에 대한 대출금액에 대한 이자, 이주비를 신청하지 않은 조합원에게 재건축조합이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이자액에 대한 일정 비율로 제한한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청구액 산정 등 원심 판결 일부의 문제점을 들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일부 조합원 방해 딛고 사업 추진할 기반 마련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관련자들의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첨예한 갈등이 수반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행정소송을 내고 이주를 거부하면서 사업 진행을 막아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판결은 반대파 조합원들에 대한 구체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반대파의 소송 등을 이유로 발생한 사업 지연에 따른 실제 손해를 전보받은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인 A조합 측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광장 측은 “기존 하급심 판결은 각종 행정소송을 이유로 부동산 인도를 거부하는 재건축 반대자들의 행위를 ‘인도 의무 불이행에 대한 고의나 과실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실제 조합의 손해와 재건축 반대 조합원들의 인도 거부 간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아 종국적으로는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직접 소송을 담당한 광장 건설부동산그룹 장찬익 변호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이해관계 조정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분쟁의 성공적 해결에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번 판결로 일부 조합원의 의무 불이행에 따른 조합의 손해를 보전하고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