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미국 내에서 강경파와 온건파 간 대립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공화당 내 강경파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29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필요하다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멈추기 위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그들에게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안보 동맹
북한이 전면적인 핵 폐기를 단행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체제 안정 보장 방안은 북·미 수교를 넘어 북·미 안보 동맹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피커링 전 차관 등이 강조했다. 북·미 안보 동맹 아이디어를 먼저 제기한 쪽은 북한이다. 북한은 옛 소련의 해체와 중국의 부상을 지켜보면서 1988년 이후 미국 측 인사들과의 비공식 접촉에서 줄곧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하고, 북한의 동맹국이 될 수 있을지 타진해왔다고 이들이 강조했다. 이들은 북한이 원하는 궁극적인 모델은 한·미 동맹과 유사한 북·미 동맹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지난 5월 “북·미 양국이 근본적으로 다른 전략적 관계(strategic relationship)를 수립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피커링 전 차관 등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요구해온 북·미 동맹 관계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5인은 그러나 북·미 안보 동맹 체제는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선 미국과 북한의 정치, 사회, 경제 제도가 다른 상황에서 양국이 동맹을 맺는 것은 비윤리이라는 비판에 당장 직면할 수 있다고 이들이 밝혔다. 또한 한국과 일본이 북·미 안보 동맹에 반대할 것이고, 중국 역시 이에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을 전혀 도와주지 않을 위험성이 있다고 이들이 분석했다.
피커핑 전 차관 등은 북·미 양측이 안보 동맹을 맺기는 어렵지만, 미국이 현 단계에서 북한과 ‘안보 파트너십’(security partnership)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보 파트너십 관계는 서로 동맹국이 아니지만, 적대국도 아닌 그 중간 정도의 관계를 말한다. 북·미 양국은 안보 파트너십 관계를 통해 현재의 한·미 군사 동맹 관계와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이 현저하게 감소할 수 있도록 안보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종전이 이뤄지면 주한 미군의 역할과 위상 및 배치 등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이들이 주장했다.
미국은 한반도에 미군을 주둔시킴으로써 남북한 사이에서 상호 억지력을 유지하고, 동북아 지역의 안정 관리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유엔사의 임무를 변경하고, 남·북·미 3각 안보 협력 시스템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