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의 위태로운 정신건강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들에 대한 가정, 학교,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지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 등이 2017년 3월 발표한 보고서 ‘청소년의 정신건강 현황과 건강행태와의 관련성’에서 발달 시기에 경험하게 되는 정신건강 문제는 해당 시기뿐만 아니라 이후 성인기 삶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회적 관심 촉구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스·우울감·자살 생각…정신건강 문제 호소하는 청소년들
최 연구원 등은 보고서에서 2015년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 6만8043명이 참여한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를 바탕으로 청소년의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의 정신건강 수준은 과거에 비해 다소 개선된 경향을 보이나 여전히 청소년 2.8명 중 1명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으며, 4.2명 중 1명은 우울감, 8.5명 중 1명은 자살 생각을 경험하는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청소년이 적지 않았다.
남녀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 차이는 12.1%p였고, 가구의 소득을 가장 높게 평가한 청소년과 가장 낮게 평가한 청소년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5.4%p 차이를 보였다.
또 최근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스트레스를 느낄 위험이 1.3배, 우울감 및 자살 생각을 경험할 위험이 1.5배 더 높았고, 최근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스트레스를 느낄 위험이 1.2배, 우울감 및 자살 생각을 느낄 위험이 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조기 접근이 중요”
청소년기에는 학업 스트레스, 불안, 성 문제 등 여러 정신 건강상의 문제를 겪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입시 위주의 교육 문화, 가족 구성원 간 유대 약화, 중독 매체에 대한 무방비 노출 등 최근의 사회상은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장애의 질병 부담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우울증은 2020년 질병 부담 3위에 이어 2030년 질병 부담 1위 질환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암, 순환기 장애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며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조기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의 불건강한 행태가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정책의 주축인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증진센터, 교육부 위(WEE)센터, 여성가족부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이를(건강행태 및 정신건강 증진) 동시에 고려하는 중재 방안 개발과 제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사진= 세계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