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노년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일본어로는 고시엔.
일명 고시엔 대회로 불리는 백구(白球)의 향연(饗宴)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가 100세를 맞았다.
효고(兵庫)현 고시엔구장에서는 5일 제100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가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오는 21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고시엔대회는 1915년 첫 대회가 시작돼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1∼45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대회를 거듭했다.
내년 즉위를 앞둔 나루히토(德仁·58) 일본 왕세자 부부가 이날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첫 시합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스타 마쓰이 히데키(松井秀喜)가 시구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제70회 대회(1988년)와 제91회 대회(2009년)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는 지역 예선에 3781개 고교가 참가했으며 이중 56개 학교가 본선에 진출했다. 일본의 광역자치단체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중 도쿄, 홋카이도(北海道)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1개 지역에서 1개 고교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바늘구멍이다.
첫 시합에서 시구한 마쓰이의 모교인 이시가와(石川)현 대표인 세이료(星稜)고교와 오이타(大分)현 대표인 도인(藤蔭)고교가 붙어 세이료고교가 9대4로 짜릿한 서전 승리를 기록했다
4만8000석 규모의 고시엔 구장의 첫날 시합 티켓은 개막식이 시작되기 전 모두 팔려나갔다. 대회 본부는 이날 오전 9시 개막식이 시작되기 1시간 20분 전에 오전 7시 40분에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고시엔 대회는 고등학생 아마추어 대회이긴 하지만 매년 관객들이 몰리고 방송에서 생중계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회 기간에는 공영방송 NHK가 대부분의 경기를 생중계하고, 신문의 스포츠면 대부분이 대회 소식으로 채워진다. 지난해에는 선수, 학교 관계자, 팬 등의 교통비와 숙박비, 음식비, 입장료, 고화질 TV 수요 창출, 스포츠 잡지 판매 증가 등을 통해 산출한 결과 이 대회가 유발하는 경제효과가 연간 351억엔(약 355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