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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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물폭탄' 강릉·속초 등 내일(7일) 오전까지 50~80㎜ 더 내린다…기상청 관측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6일 강원 강릉시 견소동 안목 삼거리에 차량이 침수돼 있다. 강릉=연합뉴스

강원지방기상청은 6일 오후 1시를 기해 강릉과 속초, 고성, 양양 평지와 속초, 고성, 양양, 양구, 인제 산간에 발효 중인 호우경보를 해제했다. 이와 함께 홍천과 평창, 강릉 산간에 발효 중인 호우주의보도 해제했다.   

다만 동해와 삼척 평지에는 각각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물 폭탄’은 대기 중층에 찬 공기가 위치하는 가운데 대기 하층으로 동풍이 유입되면서 강수 지속 시간이 길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어 지역에 따라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번 비는 7일 오전까지 최대 50㎜, 많은 곳은 8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강원기상청은 내다봤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강수량은 속초가 257.7㎜, 고성 현내가 182.0㎜, 강릉 180.0㎜, 양양 173.0㎜, 미시령 110.0㎜, 홍천 구룡령 89.5㎜, 동해 81.0㎜, 삼척 22.0㎜, 대관령 49.8㎜를 각각 기록했다.

정장근 예보관은 “영동에는 한때 시간당 93㎜의 폭우가 쏟아졌고 영서에도 오후에 시간당 30㎜ 내외의 강한 비가 오겠다”며 ”산사태와 축대 붕괴, 주택 침수 등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하고, 하천과 계곡에서는 갑자기 물이 불어나 위험할 수 있는 만큼 야영객들은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원 영동에 쏟아진 이번 기습 폭우는 기상청도 전날까지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3∼4시 사이 시간당 93㎜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강릉은 밤사이 도로는 물론이고 농경지와 건물 등이 침수되는 등 온통 물바다로 변했다.

강릉의 시간당 93㎜는 2002년 8월31일 태풍 ‘루사’ 당시 100.5㎜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기상청은 지난 5일 오후까지만 해도 영동을 비롯한 강원도 전역에 5∼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천둥·번개를 동반해 시간당 20㎜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간당 93㎜와 최고 260㎜의 물 폭탄은 예측하지 못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대기 불안정에 의한 지형적 원인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기상청은 펄펄 끓는 폭염이 몰고 온 고기압의 서풍과 많은 습기를 머금은 저기압의 동풍이 백두대간에서 충돌해 영동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고온 건조한 폭염 기류가 서쪽에서 백두대간으로, 바닷가에서 불어온 습기를 머금은 동풍도 백두대간으로 각각 이동해 충돌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고, 그 결과 강한 비구름대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결국 서풍과 동풍의 충돌로 만들어진 강한 비구름은 백두대간을 넘지 못한 채 영동에 머물면서 강한 비를 집중 쏟아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