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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피의자' 전환, '드루킹 USB'가 결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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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창’ VS 김경수의 ‘방패’/특검 확보한 USB 내용 하나둘 공개/金·드루킹 나눈 비밀대화 다수 저장/영장청구·기소 땐 ‘스모킹건’ 될 수도/선거법 위반 혐의 입증 여부도 관건/6·13 지방선거 관련 땐 처벌 가능해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창’이냐, 김경수 경남지사의 ‘방패’냐.

6일 특검팀의 김 지사 소환조사는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해 밤늦게까지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다. 특검팀이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측으로부터 넘겨받은 이동식저장장치(USB)가 김 지사 혐의를 입증할 ‘스모킹건’이 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특검팀은 USB의 입수 사실이 한 언론에 처음 보도된 이후 줄곧 입을 다물었다. 그런 USB를 확보한 것이 맞는지는 물론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부했다. 그러는 사이 USB에 담긴 것으로 알려진 주요 내용이 하나둘 공개됐다. 지난해 대선 직전 드루킹이 재벌개혁이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등 분야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 측에 아이디어를 낸 정황이 대표적이다. 사실이라면 “드루킹은 온라인 ‘선플’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만 알았고 여러 지지자 중 한 명일 뿐”이라던 김 지사의 기존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나게 된다. 

손 흔드는 金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전 허익범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특검팀 사무실로 향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USB에는 이밖에도 김 지사와 드루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보안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나눈 비밀스러운 대화 내용이 다수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줄곧 ‘참고인’이던 김 지사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는 데에도 USB가 결정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검팀 안팎에선 향후 김 지사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재판에 넘긴다면 단연 USB가 스모킹건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특검팀이 김 지사 관련 압수수색을 할 때 적용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사실 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은 지난해 5월 대선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졌다. 공직선거법 시효는 6개월이라서 처벌이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여론조작이 지난 6·13 지방선거로 이어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드루킹한테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부탁하며 그 대가로 드루킹의 측근을 고위직 외교관에 임명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날 소환조사에서도 특검팀은 이 대목을 집중 추궁했으나 김 지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저한 수사”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받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 주변에서 보수단체 인사들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특검팀 입장에선 김 지사와 드루킹이 포털 댓글 조작을 공모했다는 혐의(업무방해)보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선거법 위반은 업무방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 의욕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한편 김 지사가 특검팀 소환조사를 받은 이날 법원에선 드루킹이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별개의 형사사건 첫 재판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부장판사 김연학) 심리로 열린 드루킹의 유사강간 등 사건 재판에서 드루킹 측 윤평(46·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는 “드루킹이 아내 A씨의 팔 등을 손바닥으로 때렸다는 부분 외에 성폭력 등 나머지 혐의는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