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가습기특별법에 따라 조성된 피해자 구제계정 기금 1250억원 중 지금까지 지원된 금액은 92억4000억원(7.4%)에 불과하다.
구제계정 기금은 기존의 폐손상 판정 기준이 바늘구멍처럼 좁아 많은 피해자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조성됐다. 폐손상(섬유화) 판정에서 3∼4등급을 받았지만 증세가 심각하거나 판정 대기자 중 긴급 의료비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가습기살균제 판매기업과 원료물질 생산기업이 부담한다. 한마디로 뚜렷한 의학적 인과관계가 있어야만 피해자로 인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개연성만 있어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보고 의료비 등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구제계정의 취지다.
하지만 기금 조성 1년이 다 되도록 집행률은 10%에도 못 미치고 지원금을 받은 이는 148명에 불과하다.
조성준 환경부 환경피해구제과장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지만 합리적인 선에서 지원기준을 마련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며 “피해 신청자 6000여명을 모두 구제하겠다는 생각으로 계정 집행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원 문턱을 낮춘다고 해놓고서도 피해를 인정받지 못한 5400여명 중 고작 148명만 구제계정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정부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재인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 평가 토론회’에서도 이런 비판이 나왔다.
최예용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 추산 전체 피해자 약 56만명 가운데 신고자는 1.1%인 6040명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10%가 조금 넘는 607명만 피해자로 인정받았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피해자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