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혼자서도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이들의 태도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모습입니다. 혼자 하는 활동의 영역은 비단 여가 및 취미활동 등 개인생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과거 전문가집단 영역이라고 생각하던 분야를 포함해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혼자 활동하는 1인 체제가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타인의 시선과 의견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혼자 활동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30대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마시는 술) 등 나홀로 활동에 대해 살펴 봤습니다.
10명 중 7명은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매우 익숙하고(67.2%), 혼자 영화관 가는 것 흔한 현상(72%)이라고 답했다.
2명 중 1명은 옷 살 때 주로 '나홀로 쇼핑'을 했다. 10명 중 7명은 쇼핑할 때 점원이 말 거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했다.
인간관계에 대한 피로감도 뚜렷해지고 있었다. 절반 가량은 '평소 인간관계가 피곤하다'고 자주 느꼈다.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집에 머무르려는 욕구도 강했다. 74.4%는 집은 사람들을 피할 수 있는 안락한 도피처라고 밝혔다.
혼자 보내는 시간은 대체로 자발적으로 만든 상황(62.1%)으로 대부분 긍정적(62.3%)으로 평가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인체제(나홀로 활동)'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혼자서 하는 1인체제 현상이 사회전반에 걸쳐 보다 공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혼자서 하는 경우가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느끼는 활동으로는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64.1%, 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남성(59.4%)보다는 여성(68.8%), 그리고 젊은 층일수록(20대 72%, 30대 66.4%, 40대 60%, 50대 58%) 혼자서 밥을 먹는 빈도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혼자 쇼핑을 하고(52.7%), 운동을 하며(52.1%), 산책을 즐기는(46.4%) 경우가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으며, 혼자 미용실에 가고(45.5%), 영화를 보며(41.5%), 커피전문점을 찾는(38.3%) 경우가 많아졌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10명 중 8명 "요즘 혼자 밥 먹으러 식당 오는 사람 쉽게 본다"
사회 전반적으로 나홀로 활동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모습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었다. 먼저 가장 보편적인 나홀로 활동인 혼밥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의 67.2%가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을 매우 익숙하게 느끼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40대의 공감도가 다소 낮았을(20대 71.2%, 30대 66.8%, 40대 63.2%, 50대 67.6%)뿐 성별(남성 66%, 여성 68.4%)이나, 직업(대학(원)생 68.8%, 직장인 66.5%, 공무원/교사 71.9%, 전문직 65.6%)에 관계 없이 혼자서 밥을 먹는 일이 비일비재한 모습이었다.
실제 요즘 사람들은 평소 식당을 10번 방문할 때 평균적으로 3.2회는 혼자 가서 식사를 하고 있었으며, 점심시간을 기준으로는 일주일에 3회 이상 ‘자주’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10명 중 4명(일주일 3회 13.4%, 4회 9.7%, 5회 이상 15%)에 이를 정도였다. 전체 10명 중 8명(81.3%)이 요즘 혼자서 밥을 먹으러 식당에 오는 사람들을 쉽게 본다고 말할 만큼 혼밥은 이미 우리사회의 일상적인 풍경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반면 혼자서 밥을 먹으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5.6%에 그쳤다.
혼밥 경험자들이 말하는 혼자서 밥을 먹는 가장 큰 이유는 누군가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기 때문(71.7%·중복응답)이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이 번거롭고(25.1%), 밥을 먹을 때 만큼은 주변의 눈치를 보고 싶지 않다(22.3%)는 이유로도 혼밥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근본적으로는 서로 바쁜 일상과 다른 생활패턴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은 것이다.
물론 원하는 메뉴를 마음 편히 먹고 싶다는 마음도 혼밥을 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임에는 분명해 보였다. 10명 중 8명(80%)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눈치보지 않고 선택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비록 여러 사람과 함께 먹을 때도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한다는 의견이 다수(56.4%)를 차지했지만, 그래도 혼자 먹을 때에 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혼자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2%가 요즘 혼자서 영화관에 가는 것을 매우 흔한 현상이라고 바라봤으며, 요즘에는 혼자서 술을 마시러 오는 사람들을 흔하게 본다는 응답도 10명 중 4명(40.3%)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혼밥뿐만 아니라 ‘혼영(혼자 보는 영화)’과 ‘혼술’ 역시도 일생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활동이 된 것으로, 특히 혼자서 영화를 보는 것을 매우 흔한 현상이라고 바라보는 태도는 여성(남성 64.4%, 여성 79.6%) 및 젊은 층(20대 86%, 30대 76%, 40대 67.6%, 50대 58.4%)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반면 혼자서도 곧잘 잘하는 다른 활동들과는 달리 카페에 혼자 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10명 중 3명(29.5%)만이 자주 혼자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한 것이다. 다만 여성(남성 25.4%, 여성 33.6%)과 젊은 층(20대 45.6%, 30대 38.8%, 40대 21.6%, 50대 12%), 대학(원)생(44%)은 혼자서도 카페를 자주 찾는 경향이 꽤나 뚜렷했다.
실제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술을 마셔본 경험을 밝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체 2명 중 1명이 평소 영화관을 자주 가고(49%), 음주를 즐기는 편(51.9%)이라고 말하는 가운데 이들의 경우 10번 중 4번 정도는 혼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3.9회), 혼자서 술을 마시는(3.8회)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혼자서 영화를 보는 비중은 젊은 층에서 높은(20대 4.3회, 30대 4.2회, 40대 3.6회, 50대 3.1회) 반면 혼자 술을 마시는 비중은 연령별 차이가 없는(20대 3.6회, 30대 4회, 40대 3.7회, 50대 3.9회)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혼자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즐기고 싶다(혼영 57.2%, 혼술 71.9%·중복응답)는 것이 공통적으로,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비해 훨씬 자발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혼영족은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할 수 있고(53.3%),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52.3%)는 이유가, 혼술족은 누군가와 함께 먹을 상황이 안 된다(28.5%)는 이유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69.1% "옷 고를 때 점원이 말 걸면 불편해"
나홀로 활동은 소비활동과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에 걸쳐 확대되는 모습이 뚜렷했다. 1인체제 현상이 점점 공고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소비활동 분야를 살펴보면 2명 중 1명(50.5%)은 옷을 살 때 주로 혼자서 쇼핑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44.2%)보다는 여성(56.8%), 젊은 층(20대 56%, 30대 54.8%, 40대 44.8%, 50대 46.4%)의 이런 성향이 두드러졌다. 대부분의 소비자(82.9%)가 공감하는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계획하에 쇼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구와 쇼핑할 때는 친구의 상황에 맞추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거나(55.7%), 자신이 생각한 소비계획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51.5%)는 불만이 상당했다. 당연히 동반한 사람 때문에 계획이 어긋나거나, 예상이 빗나가다 보니 짜증이 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45.7%)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쇼핑 시 가급적 직원과의 대면접촉을 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크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10명 중 7명(69.1%)이 의류매장에서 옷을 고를 때 점원이 말을 거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여성(남성 59.6%, 여성 78.6%) 및 젊은 세대(20대 74.8%, 30대 75.2%, 40대 66%, 50대 60.4%)에서 두드러지는 태도였다.
◆현대인들에게 집, 타인 피할 수 있는 '안락한 도피처'
형식적인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현대인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나만의 공간인 집에 머무르려는 욕구가 상당했다. 전체 74.4%가 사회생활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집은 타인들을 피할 수 있는 안락한 도피처라는데 동의한 것으로, 모든 연령대(20대 75.6%, 30대 72.4%, 40대 72.8%, 40대 76.8%)에서 비슷한 생각이었다.
가능하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도 절반 이상(51.7%)이 가지고 있었는데, 여성(남성 47.2%, 여성 56.2%) 및 젊은 세대(20대 54.4%, 30대 56%, 40대 51.6%, 50대 44.8%)의 바람이 더욱 큰 편이었다. 이왕이면 집에서도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마음도 쉽게 엿볼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사람들(53%)만큼이나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있을 때 마음이 편한 경우가 많다고 말하는 사람들(43.4%)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직장인들의 경우 퇴근 후 회사 동료 및 상사와 카카오톡 등 메신저나 메일을 확인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0명 중 4명(38.5%)으로 결코 적지 않은 것도,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젠 술도 집에서 혼자 '제대로' 즐긴다
나만의 소중한 공간인 집에서 온전한 '내 시간'을 보내려는 현대인들이 증가하면서 음주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시끌벅적한 술자리를 벗어나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며 술을 마시는 '혼술', ‘홈(home)술’ 문화가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 굳이 술집에 가지 않아도 편의점에서 구입한 술과 다양한 안주로 집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 나홀로 활동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셈이다.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색다른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 가격과 용량은 줄인 미니 사이즈의 위스키가 편의점에서 연달아 출시돼 ‘혼술족’, ‘홈술족’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위스키는 '비싸다'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면서, 이제 집에서도 혼자 부담 없이 위스키의 고급스러운 풍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위스키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과자, 소시지, 오징어 등 안주와도 궁합이 좋아 편의점 한 곳에서 내 마음대로 술과 안주를 조합하는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버터구이 오징어, 치킨, 소시지, 치즈, 미트볼 등 편의점표 안주와 1만원 대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200mL 작은 사이즈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미니 위스키만 있으면 육해공을 총망라한 럭셔리 술상을 차릴 수 있다. 비슷한 가격대에 과자, 초콜릿, 컵라면, 소시지 등 풍성한 안주를 곁들여 위스키를 즐길 수도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아이리쉬 위스키 '제임슨(JAMESON)'에 편의점 중저가 안주를 곁들여 색다르고 고급스러운 혼술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
이번 주말 '강소주(안주없이 마시는 소주)'가 아닌 위스키를 곁들인 색다른 혼술, 홈술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