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선수단이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은 그래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선 무대부터 이채로웠어요. 스타디움에 들어선 순간 경기장 한복판에 인도네시아의 산과 숲, 바다를 형상화한 길이 120m, 높이 26m에 달하는 무대가 나타났거든요. 무대 앞에는 수천개의 좌석까지 설치돼 개회식장이라기보다는 마치 거대한 공연장 같았습니다. 일반적인 종합대회 개·폐회식이 스타디움 중앙 공간을 무대 삼아 공연을 펼친다는 상식을 깬 모습이었습니다. 이어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오토바이를 타고 경기장에 나타나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개회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개회식이 시작된 지 10분 만에 곧바로 선수입장이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선수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장해 무대를 가로질러가며 관중들의 많은 환호를 받았고, 이후 무대 앞에 마련된 좌석에 착석했습니다. 무대 앞 좌석은 관중들이 아닌 선수들을 위한 ‘VIP’ 좌석이고, 개막식은 VIP들을 모셔놓고 벌이는 공연이었던 겁니다!
이런 독특한 형식과 자리배치 덕분이었을까요.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자연을 소재로 한 공연이 두 시간 이상 펼쳐지는 동안 선수들은 이례적으로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개회식 공연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세 시간 가까이 이어진 개회식에서 선수들은 축제의 주인공다운 대접을 받은 셈입니다.
이 축제의 중심에 남북한 선수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코리아’라는 소개와 함께 여자농구의 임영희(남측), 남자축구 주경철(북측)을 공동 기수로 참가국 중 15번째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습니다. 남북한이 종합스포츠대회에서 역대 11번째로 이뤄낸 공동입장은 인도네시아 국민들로부터 그 어떤 국가들보다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이제 개회식이 끝났고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경기 안에서 선수들은 경쟁을 하며 승자와 패자가 갈리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우리 모두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아시안게임은 선수들이 주인공인 축제라는 것을요. 그렇기에 승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며 우리도 함께 축제를 만끽했으면 합니다. ‘Nikimati Festa!’ 모두 축제를 즐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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