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전날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주말인데도 지휘부가 모여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의논했다. 회의 직후 특검팀 관계자는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보강수사를 할 예정”이란 짤막한 입장만 내놨다. 그러면서 특검 측은 “보강수사는 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게 아니라 법원이 ‘다툼이 있다’고 한 부분을 보강해 김 지사를 재판에 넘기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를 일단 불구속 기소한 뒤 재판에 승부를 걸어 유죄 선고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이다.
영장심사에선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30억원을 들여 댓글 기계 200대를 운용했다는 드루킹 측 주장을 놓고 특검팀과 김 지사 간에 설전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9월 드루킹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댓글 기계 운용, 결국 이명박 후보 당선으로 끝난 대선 결과 등을 언급한 뒤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우리도 한나라당 댓글 기계와 비슷한 킹크랩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김 지사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김 지사는 “드루킹에게 한나라당 댓글 기계 200대 운용 같은 얘기를 한 적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법원은 영장 기각을 통해 일단 김 지사 편을 들어줬다.
김경수 지사 지지자들이 지난 1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는 김경수 지사를 격려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영장 기각에 김 지사 측은 크게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는 법원 결정 직후 “특검이 정치적 무리수를 둔 데 대해 다시 한 번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허 특검을 강력히 비난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특검이 댓글 조작에 개입한 혐의가 명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장을 청구할 때 ‘다른 증거가 있거나 자신감이 있지 않겠느냐’는 보도가 나와 걱정했다”며 “그러나 영장 기각으로 도청은 대체로 안도하고 있고 다음주부터 도정에만 전념하는 일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남도 내 각계에서는 ‘향후 원활한 도정 운영을 기대한다’는 입장도 나왔다. 명희진 도 정무특보는 “김 지사는 최근 경남도정인수위원회에서 보고한 4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도정 실행 로드맵을 마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혜진 기자, 창원=안원준 기자 janghj@segye.com